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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이성계와 무학 대사(해인사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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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등록일
2022.05.20 10:37
조회수
5,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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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찰 벽화는 해인사에 그려져 있는 많은 벽화들 중 대적광전에 그려져 있는 벽화로 “태조 이성계와 무학 대사”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벽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장군 시절일 때 이야기입니다. 


날로 부패해가는 고려왕조를 탄식하던 그는 청운의 뜻을 품고 팔도강산을 두루 돌며 무예를 익히는가 하면 명산대찰을 찾아 제불보살님의 가호를 빌었습니다.


한때 그가 함경도 안변 땅에 머물적에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어 혼자서 생각다 못해 답답한 가슴을 안고 그 마을에서 해몽을 잘한다는 점장이 노파를 찾아가서 묻게 되었습니다. 


이성계가 말하길 


“간밤에 몇 가지 이상한 꿈을 꾸었기에 해몽을 좀 해 달라고 왔소.” 하면서 꿈의 내용을 이야기했더니 이성계의 얘기를 듣고 깊이 생각하던 점장이 노파가 신중하게 말하였습니다. 


‘대장부가 받은 꿈의 계시를 어찌 미천한 아낙이 함부로 말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서쪽으로 40리쯤 설봉산이 있는데 조그만 토굴에 스님 한 분 살고 계십니다. 그 스님께서 물어보시면 잘 일러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성계는 노파가 말 한대로 설봉산을 찾아 도인 스님이 계신다는 토굴에 당도하니 한 스님이 선정(禪定)에 들어 있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려 이성계는 스님에게 삼배를 올린 뒤 찾아 온 사연을 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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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꿈을 꾸어 의심스러워 이렇게 찾아왔으니 자비로써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스님이 무슨 일인지 말해 보라고 하자 이성계가 말하였습니다.  


‘어느 시골 마을을 지나는데 닭들이 일제히 울어 대더니 집집마다 방아찧는 소리가 들리고 하늘에서는 꽃이 비오듯 떨어지는 것을 봤습니다. 또 저는 헌 곳간에 들어가서 서까래 세 개를 등에 짊어지고 나오다가 거울이 깨어지는 소리에 문득 꿈을 깨고 말았습니다. 무슨 불길한 징조는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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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은 스님은 말하였습니다.


‘정말로 그러한 꿈을 꾸셨다면 남에게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꿈 으로 이곳은 아무도 없으니까 가만히 이야기를 들으십시오.’  


마을의 닭들이 일제히 울어 '꼬끼오' 한 것이니 이는 반드시 고귀한 지휘에 오른다는 뜻이며 방아찧는 소리는 귀하게 될 것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헌 곳간에서 서까래 세 개를 가로 졌으니 그 모양이  마치 임금'왕'자와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이성계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하늘에서 꽃이 떨어지고 거울이 깨어진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스님은 말없이 붓을 들어 시 한 수를 적어 내놓았습니다.


화락능성실(花落能成實)  

꽃이 떨어졌으니 열매가 맺힐 것이요 


경파개무성(鏡破豈無聲)  

거울이 깨어졌으니 소리가 요란할 징조로다. 


하고 스님은 다시 이성계의 얼굴을 보며 말했습니다. 


이 일은 나만 알고 비밀을 지킬터이니 장군께서도 꿈 이야기를 입밖에 내지 말아야 하오. 아직도 3년의 시일을 기다려야 할터이니 그 동안에 이 자리에 절을 세워 오백 라한을 모시고 기도를 잘 드리도록 하시오, 하고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이성계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님께 스승의 예를 올리고 그 뒤에도 가르침을 청했으니, 이 스님이 바로 무학대사입니다. 


이렇게 해서 이성계는 안변 땅에 절을 지어 임금 왕(王)자를 해석했다고 하여 석왕사’(釋王寺)라 이름하고, 등극한 후에는 무학대사를 ‘왕사(王師)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오늘 준비한 사찰 벽화는 법보사찰 해인사 대적광전에 그려진 ‘태조 이성계와 무학 대사” 이야기와 관련된 벽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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