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B한국불교방송

KBB한국불교방송

HOME > 매거진 > 불교설화

[불교설화] 백유경 “5백 환희환(歡喜丸)의 비유”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0.09.17 09:46
조회수
4,367
  • URL 복사

da5e527b4bedb3ebaa3cd3501858cff4_1600303594_7329.jpg
 

 

백유경 5백 환희환(歡喜丸)의 비유

 

옛날 어떤 여자가 음탕하여 법도가 없었다. 그는 욕정이 왕성해지자 그 남편을 미워하여 늘 방법을 연구하면서 죽일 기회를 엿보았다. 그러나 갖가지 계책을 다 써보았지만 기회를 얻을 수가 없었다.

 

마침 남편이 이웃 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자, 부인은 몰래 계획을 세우고 독이 든 환약(丸藥)을 만들어 남편에게 주면서 남편을 해치려고 거짓으로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지금 멀리 사신으로 가시는데, 혹 배고플 때가 있을까 걱정입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이 환희환 5백 개를 만들어 그 양식(資粮)으로 쓰실 수 있게 당신에게 드릴 테니, 당신이 이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시다가 배고프실 때 이것을 드십시오.”

남편은 그 말대로 그것을 받아 가지고 다른 나라로 떠났으나 미처 그것을 먹지 않았다. 밤중이 되어 숲속에서 자다가 사나운 짐승들이 무서워 나무에 올라가 피해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그만 깜빡 잊어버리고 그 환희환을 나무 밑에 놓아두었었다.

마침 그 날 밤에 5백 명의 도둑 떼가 그 나라 왕의 말 5백 필()과 여러 가지 보물을 훔쳐 가지고 달아나다가 그 나무 밑에서 쉬게 되었다. 그러나 너무 빨리 달려왔기 때문에 그들은 모두 배가 고프고 목이 말랐다.

 

그러다가 그 나무 밑에서 그 환희환을 보고 도둑들이 가져다 제각기 한 알씩 먹었고, 독약의 기운이 맹렬해 5백 명의 도둑떼는 한꺼번에 다 죽고 말았다.

날이 밝자, 그는 도둑 떼들이 모두 나무 밑에 죽어 있는 것을 보고, 거짓으로 칼과 화살로 그 시체들을 베기도 하고 찌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 말들과 보물을 거두어 가지고 저 나라를 향해 달려갔다. 그때 그 나라의 왕은 많은 사람을 거느리고 도둑들의 자취를 따라 쫓아 왔고 마침 도중에서 그는 왕을 만났다.

 

그 나라 왕이 물었다.

너는 어떤 사람인가? 그 말은 어디서 얻었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저는 아무개 나라 사람입니다. 길에서 이 도둑 떼를 만나 서로 싸우다가 칼로 베고 활로 쏘아 지금 그 5백 명의 도둑들을 모두 저 나무 밑에서 죽였습니다. 그렇게 하고 저는 이 말과 보물을 가지고 왕의 나라로 가지고 가는 중입니다. 만일 믿지 못하겠으면 사람을 보내어 도둑들이 상처 입고 죽어 있는 곳을 보고 오게 하십시오.”

왕은 곧 절친하고 신임하는 신하를 보내 가 보게 하였더니 과연 그의 말과 같았다. 왕은 그 때 매우 기뻐하면서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찬탄하였다. 그리고 나라에 돌아가서는 벼슬과 상을 후하게 주었고, 곧 많은 보물도 주고 또 마을을 떼어 봉()해 주었다. 그러자 왕의 옛 대신들은 모두 시기하고 질투하여 왕에게 아뢰었다.

저 사람은 멀리서 온 사람으로서 아직 믿을 수 없사온데, 왜 갑자기 그처럼 깊이 사랑하고 대우하십니까? 게다가 벼슬이나 상을 저희들 옛 신하보다 더 많이 주십니까?”

 

그는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하였다.

누가 용맹스럽고 힘이 세어 나와 시험해 보겠는가? 저 넓은 벌판에 가서 능력을 겨루어 보자.”

 

옛 대신들은 깜짝 놀라면서 감히 나와 대적하는 이가 없었다.

그 뒤 그 나라의 큰 광야에 사나운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나서 길을 막고 사람을 죽이므로 왕성으로 가는 길까지 끊어졌다. 그때 옛 대신들은 서로 의논하였다.

 

저 멀리서 온 사람이 자처하기를 용맹스럽고 힘이 세어 아무도 대적할 이가 없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 만일 저 사자를 죽여 나라의 화를 없앤다면 그것은 참으로 장하고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이렇게 의논하고 왕에게 아뢰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칼과 몽둥이를 그에게 주어 곧 보내었다.

 

그때 멀리서 온 사람은 이미 왕의 명령을 받은지라, 뜻을 굳게 하여 사자를 향해 갔다. 사자는 그를 보고 분격하여 포효하면서 뛰쳐나왔다. 그는 당황하여 곧 나무 위로 올라갔다. 사자는 입을 벌리고 머리를 치켜들어 나무를 우러러보고 있었다.

 

그는 두렵고 다급해 잡았던 칼을 떨어뜨렸고, 마침 그 칼이 사자 목을 찔러 사자는 이내 죽어버렸다. 그때 그는 기뻐 뛰면서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그러자 왕은 더욱 그를 총애하고 우대하였다.

 

그러자 그 나라 사람들도 갑자기 공경하고 복종하면서 모두 그를 찬탄하였다.

 

그 부인의 환희환은 더러운 보시에 비유한 것이고, 왕이 사신으로 보낸 것은 선지식(善知識)에 비유한 것이며,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은 여러 하늘에 비유한 것이요, 도둑 떼를 죽이는 것은 수다원(?)을 증득하여 다섯 가지 탐욕과 온갖 번뇌를 끊는 데 비유한 것이며, 다른 나라의 왕을 만나는 것은 성현을 만나는 데 비유한 것이요, 그 나라의 옛 대신들이 시기하고 질투한 것은 외도들이 지혜 있는 사람이 번뇌와 다섯 가지 탐욕을 끊는 것을 보고 그럴수가 없다고 비방하는 데 비유한 것이다.

 

또 멀리서 간 사람이 마음을 가다듬어 '옛 대신으로는 아무도 나와 대적할 이가 없다'고 말한 것은 외도들이 감히 저항하거나 다투지 못하는 데 비유한 것이며, 사자를 죽이는 것은 악마를 부수어 번뇌를 끊고 또 악마를 항복받아 무착(無着아라한)의 도과(道果)를 얻은 것을 비유한 것이요, ()을 주고 마음을 봉해주었으나, 항상 겁내는 것은 약함으로써 능히 강함을 제어하는 데에 비유한 것이다.

그 보시가 처음에는 비록 깨끗한 마음이 없었지만 그 보시가 선지식을 만나서는 곧 훌륭한 과보를 얻었다. 깨끗하지 못한 보시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선한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행하는 보시야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복전(福田)이 되는 곳에다 정성된 마음으로 보시하여야 한다

 

-------------------------------

백유경(百喩經) 백구비유경(百句譬喩經)백구비유집경(百句譬喩集經)백유경(百喩經)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인도 상가세나(Sanghasena. A.D. 5)가 대중교화를 위해 98종의 극히 낮은 비유담을 선별해 모아 저술한 경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주 재미있고 쉬운 비유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어려운 부처님의 교설(敎說)을 쉽게 이야기해 자연스럽게 해탈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

출처/번역 : 동국대학교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백유경(百喩經) 존자 승가사나(僧伽斯那) 찬집 / 蕭齊) 천축삼장(天竺三藏) 구나비지(求那毗地) 한역

백유경 번역의 근간이 되는 것이 동국역경원의 번역물이라 판단되어, 내용을 인용하고 출처를 밝혀 서비스하기로 함"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 백유경(百喩經)을 번역해주신 이의 노고를 잊지 않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도록 번역해주신 공덕에 감사합니다.

  • URL 복사

KBB한국불교방송 방송/신문/매거진 무단 저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업적 목적의 사용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 출처 'KBB한국불교방송'을 반드시 표시하셔야 합니다.

KBB한국불교방송은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제보 053-1670-2012

많이 본 매거진

인기 영상

많이 본 신문

KBB 전체 인기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