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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임인년 새해 아침 축구를 통하여 참된 나를 깨달아 가자.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2.01.04 09:56
조회수
2,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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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행복을 꿈꾸며

새해 아침 우리는

사랑 아닌 것

기쁨 아닌 것 어디에도 없어라


찬물로 세수하고

가지런히 앉은 아침이여!

솟아오르는 희망으로

천길 바다 속 햇살을 길어 올리네


풀 먹인 마음으로

다듬질한 생각으로

때때옷 입고 세배하는 아침이여!

말씀마다 뜻 있고 삶의 양식 되니라


한 알의 씨앗으로

한 해의 꿈을 심는 아침이여!

믿음의 뿌리마다

곧고 반듯한 기도가 되니라


새해 아침 우리는

소망 아닌 것

행복 아닌 것 어디에도 없어라


이채시인의 ‘새해 아침, 행복을 꿈꾸며’의 시이다. 새해 아침 찬물로 세수하고 마음을 정갈하게 하여 한 생각으로 한 해의 행복을 꿈꾸는 시이다. 신축년을 보내는 지난 마지막 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이 아쉽고 다가오는 임인년에 대한 기대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픔 마음에 많은 분들의 카톡과 문자소리에 몇 번 자다 깨다 반복하다 새벽 시간 조금은 무거운 몸을 느끼면서 스트레칭하고 일어나 세수하고 법당에서 예불을 모신 후 정념당에서 임인년을 맞는 첫날 조용히 정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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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좋은날(日日是好日)이라 하지만 세간적으로 보면 신축년을 보내고 임인년을 맞아 각자가 지난해에 대한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날들에 대한 희망을 품고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러하기에 매일 뜨는 태양이지만 임인년 새해 첫날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한 해의 소망을 마음속으로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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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어김없이 휴일을 맞아 영덕 해맞이 조기 축구회 회원들도  임인년 새해 첫날을 맞아 운동장에서 모였다. 해맞이 조기 축구회원 전체가 60여 분이 넘는데 그 중에서 보통 30여 분 동참하여 매주 휴일에 영덕고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운동을 즐기는데 오늘은 평소에 비하면 조금은 적은 회원 분들이 동참하였다.


새해 첫날이라 전체회원들께서 모여서 합동인사를 하고 김신규부회장과 김주현총무의 주관하여  소승이 700여 년 전 나옹왕사께서 고려 공민왕이 참석하여 수륙재의 법석에서 법문하신 말씀 중에 심소향개무애(心所向皆無礙) 구절을 요약하여 심행무애(心向無礙)‘임인년 각자 마음속에 서원하신 일들 걸림 없이 꼭 이루시라는’ 말씀을 드렸다. 그리고 이현우감독께서 ‘올 한해도 서로 간에 다치지 않게 양보하면서 해맞이 조기축구회원답게 서로를 배려하면서 운동합시다.’라는 말씀이 있었고, 또한 조기 축구회에 가장 연장자이신 본회 임정근 고문께서 ‘다시 오지 않는 이 순간을 즐겨라, 운동장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복이니 행복한 마음으로 운동하자’라고 말씀하시고 새해 첫날 2시간 여 동안 땀 흘리면서 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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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해맞이 조기 축구회는 40여 년을 매주 휴일에 모여 축구공을 통하여 심신을 단련하여 자신의 체력을 점검하고 땀 흘리면서 회원 간에 소통하고 지역사회에 함께 소통하고자한다. 소통(疏通)이란 여러 의미가 있지만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이란 뜻인데 자기의 육체가  먼저 제대로 소통이 되어야 상대와 소통할 수 있듯이 진정한 축구인은 축구공을 통하여  땀을 흘려야 기혈이 열리고 육체와 정신이 온전하게 본래대로 돌아오는 것이다.


축구가 단순히 운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을 다루면서 호흡에 집중하게 되면 수행이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마음을 깨어 있게 하는 네 가지 수행 방법이 있는데 이것을 사념처(四念處)라 한다. 사념처는 자신의 몸(身)과 감각(覺)과 마음(心)과 법(法)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제행무상(諸行無常) · 제법무아(諸法無我) · 일체개고(一切皆苦)의 세 가지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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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운동이지만 수행의 방편이 된다는 것은 신념처(身念處)에서 자신의 몸과 관련된 현상, 즉 호흡 · 동작 등을 관찰하여 몸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는 수행법이다. 정신을 집중하여 몸 안팎의 움직임을 관찰함으로써 자신이 깨어있음을 관찰하는 가아(假我)에서 진아(眞我)에 집중 깨닫는 것이다. 호흡수행을 빨리어로 ‘아나빠나사띠ānāpāna-sati’라고 하는데,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이라 하여 들숨과 날숨을 집중하는 수행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의 대상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호흡이라는 하나의 대상만 기억하면 마음이 호흡을 알아차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호흡만 알아차리면 마음은 저절로 진아(眞我)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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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숨은 호흡사이에 있다고 한다. 깨달은 붓다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숨 한번 들이쉬고 내쉬지 못하면 그 순간 바로 죽음이니 숨 한 번에 생(生)과 사(死)가 달려 있다고 말씀하셨다.” 불교 초기경전이 『아함경』에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제자여, 들숨과 날숨으로 수행함이 좋으리라. 그리하면 몸은 피곤을 모르고, 눈도 질병을 모르고 생각하는 대로 즐겁게 구할 수 있고, 그릇된 쾌락에 물들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나아가 깊은 선정에 들어 자비심을 얻을 것이리라.”라고 말씀하셨다. 


선정에 드는 방법은 좌선(坐禪)과 행선(行禪)이 있는데 공을 차면서 호흡에 집중하는 것은 행선(行禪)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알아서 숨쉬며 살아가지만 숨을 바르게 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축구를 통하여 폐활량을 길러서 깊이 호흡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도 이르길 천천히 길게 심호흡하라고 하였다. 그래야 1회 호흡시간이 길어지면 호흡수를 아낄 수 있고 고로 장수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길게 깊이 수행하는 방법은 의도적으로 앉아서 할 수 없다. 공을 차면서 숨이 턱밑까지 찰 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적으로 해야 깊이 숨을 쉴 수 있다.


공을 차는 것은 비단 수행을 떠나서 자신에게 집중하고 폐활량을 늘려서 장수 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이렇게 쉽게 행할 수 있는 것도 알고 있는 것에 그치면 단명을 자초하는 것이고 단박에 이불 밖을 뛰쳐나와 운동장에서 공을 찬다면 그 사람은 장수하는 사람일 것이다. 임인년 새해부터 영덕해맞이 조기축구회원 여러분! 호랑이의 용맹함으로 운동장을 질주(疾走)하여 심신을 단련하고 본인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각자 자신의 본분사(本分事)을 이루길 서원(誓願)하면서 새해를 맞아 나옹왕사의 시 한편을 송(頌)하고자 한다.


집안의 여의보배를 믿을지니 信得家中如意寶

세세생생에 그 작용 무궁하도다 生生世世用無窮

비록 모든 물건에 분명히 나타나나  雖然物物眀明現

찾아보면 원래 그 자취 없다. 覔則元來即沒蹤


누구에게나 이 큰 신주 있어   人人有个大神珠

서거나 앉거나 분명히 항상 스스로 따르네  起坐分明常自隨

믿지 않는 사람은 부디 자세히 보라  不信之人須着眼

지금 이렇게 말하는 그것은 무엇인가.  如今言語是爲誰


영덕해맞이 조기축구회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현담스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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