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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완전한 비핵화 순탄치 않을 것" 언급한 배경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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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2.0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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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70년 간 다른 체제 속에서 평행선을 유지하며 대결을 펼쳐 온 남북과 북미. 지난 26일 남북은 4·27 판문점선언 합의 이후 다시 한 달만에 정상회담을 열고 경색된 국면을 벗어나 극적으로 한 발짝씩 다가갔지만, 긴 세월 만큼이나 앞으로 남북미가 밀고 당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4차 남북 정상회담 발표를 하며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이견을 좀처럼 좁히기 힘든 완전한 비핵화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긍정적인 기류가 읽히고 있음에도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 곳곳에 '암초'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남북관계만 봐도 그렇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이 대북확성기를 동시에 철거하는 등 순차적으로 풀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16일 북한의 남북 고위급 회담 무기한 연기 통보,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 비판,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비난 발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 남측 취재진 명단 접수 거부 등으로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경색 국면을 맞이하기도 했다. 단 일주일 사이 벌어진 일들이었다.

북미 관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 등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일방적인 핵포기를 강요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담화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하지 않으면 김정은 정권은 리비아처럼 끝날 거라고 호언한 것에 대해 "그들의 말을 되받아넘긴다면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최 부상의 담화가 발표되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지금으로선 오랫동안 계획된 이번 만남을 갖는 게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라며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기도 했다.

지난 22일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26일 판문점에서 다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양측의 입장 속에서 한반도가 비핵화로 나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어느 정도 감지하면서 이같은 발언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 경제지원 사이의 절충점이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 사이에서 서로 줄다리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이뤘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디테일' 속에 숨어 있다. 양측이 어느 정도까지 세부적인 사항에서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암 통일연구위원은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방식과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얻고자 하는 체제보장의 접점이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텐데 기본적인 큰 틀의 합의가 돼야 세부적인 틀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비핵화 시간표의 경우 2020년 임기 말, 가까이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서거에 맞춰져 있고, 북한 역시 9월9일 건국 7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북미 모두 성과로 내세울 만한 비핵화 '행동'과 '체제 안전 혹은 경제지원'을 주고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통 큰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한 합의 역시 난관이 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간 협상에 있어서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체제보장에 대해선 서로 북미 간에 큰 방향으론 공감하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완전한 체제보장이 돼야하기 때문에 그걸 주고받고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디테일한 것에서 입장 차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다시 말해서 미국은 체제보장에 대해서 점진적, 단계적으로 할려고 할 것"이라며 "북한으로부터 요구하는 비핵화에 대해서는 최대한 압축하면서 핵탄두 등 만들어진 것부터 하려고 하니까 차이가 있고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미국과 핵 사찰대상 국가들 간에 이견을 보일 수밖에 없는 핵무기·시설 등에 대한 사찰·검증·폐기 방식과 대상 등의 문제에서도 북미가 타협점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정성장 세종통일연구실장은 "향후 북미 간에는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사찰과 핵폐기에 대한 검증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찰문제가 상당히 접점을 찾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다고 본다. 개발한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 북한도 상당히 꺼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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