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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선사 게송 “새로 지은 누대(新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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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2.03 15:23
조회수
9,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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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지은 누대(新臺)

 

새로 지은 높은 누대 한 몸은 외로우나

고용하고 잠잠하여 도에서 멀지 않다.

멀리 바라보는 뭇 산들은

모두 이리로 향해 오는데

가까이 보면 많은 숲들은

가지 늘이고 돌아온다

독한 짐승들 바라보고 마음으로 항복하고

자주 오는 한가한 새들은 구태여 부를 것 없네

 

만물은 원래부터 이미 성숙했거니

어찌 그리 쉽사리 공부를 잃게 하랴

만 겹의 산 속은 고요하고 잠잠한데

오뚝이 앉아 구름과 솔에 만사를 쉬었노라

남자들은 한가하면 여기 와서 구경하고

속인들은 길 없으면 여기 와서 노닌다

누대 앞 누대 뒤에는 시원한 바람 불고

산 북쪽과 산 남쪽에는 푸른 물이 흐른다

뼛속까지 맑고 시원해 선미(禪味)가 족하거니

한여름 떠나지 않고 어느새 가을이네


▶나옹왕사

영덕군의 고려 말기의 대표적인 정신적 지도자인 나옹스님의 법명은 혜근(慧勤), 호는 나옹(懶翁)이고, 당호(堂號)는 강월헌(江月軒)이라고도 부르며, 공민왕으로부터 왕사명(王師名)으로 보제존자(普濟尊者)로 봉해졌습니다. 나옹스님에 대한 호칭은 나옹선사(懶翁禪師), 나옹화상(懶翁和尙), 보제존자(普濟尊者), 나옹왕사(懶翁王師) 등 여러 가지로 불러지고 있습니다.

 

나옹혜근(懶翁慧勤, 1320.1∼1376.5)은 태고보우(太古普愚, 1301∼1382)와 더불어 한국 불교계를 대표한다고 할 조계종의 종조로서 숭앙받고 있는 고승입니다. 나옹스님은 태고보우와 백운경한(白雲景閑, 1299∼1375)과 더불어 여말삼사(麗末三師)로 불릴 뿐만 아니라 지공(指空)화상, 무학(無學)자초와 더불어 삼대화상(三大和尙)으로 추앙받고 있는 고승(高僧)입니다.

 

나옹왕사의 사상은 임제종풍일 뿐만 아니라 법안종의 염불선(念佛禪), 조동선(曹洞禪)까지도 아우르고 있으며, 정토염불도 칭명염불에서 유심정토까지 설하고 있습니다. 그의 불교사상은 통불교적인 가르침이며,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의 교화방편을 베풀고 있습니다. 

 

나옹왕사는 특별히 문장이나 그림을 배우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게송과 진리를 그대로 표현하는 시는 약 300여수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민대중을 위하여 이두문자(吏讀文字)로 『승원가(僧元歌)』를 짓고,『서왕가(西往歌)』를 저작하여 백성들에게 정법을 가르쳐 올바른 삶을 살게 하였습니다. 



▶불교 게송이란?

불교계에서 불교적 교리를 담은 한시의 한 형태를 게송이라 하며 선가(禪家)의 시게(詩偈), 송고(頌古), 가송(歌頌) 등을 통칭한다.

 

▶머리글

영덕 서남사 주지 현담 스님은 돌아오는 2020년 영덕군이 고향이신 나옹왕사 탄신 700주년을 맞이하여 나옹선사 게송 모음집 “청산은 나를 보고”에 수록되어 있는 나옹왕사의 게송을 많은 불자들에게 알리고자 KBB불교방송과 함께 나옹왕사 탄신 700주년을 맞이하여 게시하게 되었습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책 끝머리 ‘발간사’ 중 

평소에 좋아하는 게송을 묶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스님의 법 향이 그리울 때 볼 수 있도록 엮어 보았다. 모쪼록 나옹선사의 게송을 통하여 각자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발원해 본다. -영덕 서남사 주지 현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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