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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장[灌]을 거꾸로 한 비유
옛날 어떤 사람이 변비가 생겼는데 의사가 말하였다.
“반드시 관장을 해야 나을 것이다.”
그리고는 관장할 재료를 모아 관장하려 하였다.
그러나 의사가 오기도 전에 병자는 그 약물을 먹고 배가 불러 죽을 지경이 되어 어쩔 줄 몰라했다. 의사가 와서 이상하게 여겨 그 이유를 물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
그가 의사에게 대답하였다.
“좀 전에 제가 그 관장할 약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죽을 것 같습니다.”
의사는 그 말을 듣고 매우 나무라면서 말하였다.
“너는 너무도 어리석고 아무 방법도 모르는구나.”
그리고는 곧 다른 약을 먹여 토하게 한 뒤에야 나았다. 그런 까닭에 그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 사람의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선관(禪觀)의 갖가지 방법을 닦으려 할 때 부정관(不淨觀)을 익혀야 할 것을 도리어 수식관(數息觀)을 익히고 수식관을 익혀야 할 것을 도리어 육계(六界)를 관한다.
그래서 위와 아래가 자리가 뒤바뀌어 근본이 없으며 쓸데없이 신명(身命)만 허비하여 그 때문에 지쳐버리게 된다.
좋은 스승에게 묻지 않고 선법(禪法)을 뒤바꾸어 관하니, 마치 어리석은 사람이 더러운 것을 먹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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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번역 : 동국대학교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백유경(百喩經) 존자 승가사나(僧伽斯那) 찬집 / 蕭齊) 천축삼장(天竺三藏) 구나비지(求那毗地) 한역
백유경 번역의 근간이 되는 것이 동국역경원의 번역물이라 판단되어, 내용을 인용하고 출처를 밝혀 서비스하기로 함"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 백유경(百喩經)을 번역해주신 이의 노고를 잊지 않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도록 번역해주신 공덕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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