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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화보] 천년의 세월을 이겨낸 진도 금골산 5층석탑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1.08.10 09:19
조회수
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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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골산 전경: 산 위 바위에는 마애불도 있고, 그 아래는 새로 지은 해안사가 있다.
  
금골산5층석탑: 본래 절의 이름도 모르는 곳에 아담하고 잘 생긴 탑이 있다.
  
지금은 초등학교 교실 앞에 자리한 5층탑과 안내판이 있다.
  
1층 탑의 몸체는 체감비가 무척 높다.
  
오후 빛에 비추어보는 금골산5층석탑
  
책읽는 소녀상과 함께 본 금골산5층석탑
  
석탑의 뒷편으로 학교건물 지붕이 보이는 금골산5층석탑
[한국문화신문= 최우성 기자]  진도대교와 진도 읍내의 중간쯤에 꽤 높고 험한 바위산이 떡 버티고 있었다. 용장산성과 용장사를 돌아. 진도대교와 진도전망탑에서 보는 노을과 야경을 담고자 해가 떨어지기 전에 진도대교쪽으로 다시 돌아가는 중에 계획에 없는 문화재 안내판이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큰길 옆에 안내판에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500m 쯤에 '금골산5층석탑'이 있다는 것이다.
진도대교를 향해 달리던 우리는 잠시 차를 세우고 가까이 있다는 그 석탑을 찾아 보고 진도대교로 가도 일몰의 아름다움을 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여, 안내판이 있는 좁은 마을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1km 이상 한참을 갔는데도 더이상 안내판을 발견하지 못하고 석탑도 보이질 않고 동네 안 집들만이 계속 나왔다. 그래도 안내판이 있으니 분명히 앞으로 가면 있으려니 생각하고 들어가자니 마을 안쪽에 할머니가 고추를 말리고 있었다.
 
우리는 잠시 차를 세우고 할머니에게 금골산 5층석탑이 어디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할머니는 자기 마을에 있다는 옛날 석탑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이었다.  아마도 문화재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평생을 살아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우리는 무척 당황스러웠으나, 여기서 포기할 수도 없었다. 주변에 있는 마을회관 앞에 안내판을 살피며 한참을 헤매다 문화재라면 자동차 차량 네비게이션에도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 이름을 쳐 넣으니, 안내지도에는 우리가 한참 전에 좌측길로 바꾸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진행방향으로는 한참을 더 돌아서 가는 것으로 나왔다.
 
그래도 네비게이션에 자세히 나타나니 다행이다 싶어 네비게이션 안내양의  안내대로 따라서 가고보니 빙빙 돌아 1km가 넘는 거리를 더 가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처음 '금골산5충석탑'이라는 안내판의 길안내가 잘못된 것은 아니나, 들어오다가 왼쪽으로 한번 꺾어져 들어가야 하는데,  그 꺾어지는 지점에 안내판이 없어서 우리를 헤메게 한 것이다. 안내판이란 그 지역을 잘아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혀 모르는 우리같은 초행길인 사람들을 위한 안내판이어야 맞다는 생각을 하였다.
 
여하튼 네비게이션에 길을 물어 찾아간 곳에는 고려시대 탑으로 의연한 5층석탑이 초등학교의 교실 건물 앞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 만들어진 탑으로 백제지역에 있는 석탑의 영향을 많이 받은 형상으로 한국의 육지 가장 남쪽에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탑의 형상은 평면은 4각형이고, 2층 기단에 5개층의 탑신과 옥개석이 늘신하게 만들어져 있었고, 그 동안 험한 세월 전란에도 별로 손상된 곳이 없이 반듯한 모습으로 무척 잘 보존되고 있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곳에는 고려시대 해월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하는데, 절은  불교탄압과 전란속에 절의 전각과 기단 주춧돌들은 다 소실되고 이 탑만이 남아서 그 유래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넓은 절터는 이제 초등학교로 변해버린 것이다.
 
사라진 절터에 그나마 이 탑이라도 손상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다행스럽다고 해야할지, 무심한 세월속에 외롭고 쓸쓸하게 서있는 탑을 보자니 나그네의 마음이 너무도 아파왔다. 인간의 육신이 생노병사를 거쳐서 사라지듯, 한때 융성했을 이곳의 해월사는 사라지고, 그나마 살아남은 탑에 성주괴공(成住壞空)의 자연법칙을 다시금 역설하는 듯 하였다. 생겨난 것은 한동안 머무르다 무너지고 사라진다는 자연의 진리..
 
그런데, 절 이름이 전하는데 왜 산이름에 5층탑이라는 어정쩡한 이름을 붙였는지가 의아하다. 탑은 산에 있지만, 산때문에 탑을 만든 것이 아니고, 절의 전각 앞에 부처님을 생각하고 예배하기 위하여 만든 것인데, 절이름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왜 절이름도 없이 산이름을 앞에 두고 있는 것인지...진도 행정관청의 무관심탓 같기도 하여 씁쓸하였다.
 
문화재는 본래 위치에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래의 이름을 찾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다시 이름을 붙인다면 '해월사지5층석탑'으로 그 이름을 변경함이 마땅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석탑을 보고 부지런히 진도대교로 차를 몰았다. 이제 탑을 보느라 30여분 시간을 보내고 보니, 진도대교에서의 일몰경에 바삐 차를 몰고 진도대교를 볼 수 있는 해남으로 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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