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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봉은사에서는 지난 11일 저녁 산사음악회에 이어 13일과 14일 대웅전 앞 특설무대 등에서 전통방식으로 봉행되는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를 봉행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52호인 봉은사 생전예수재는 살아있는 동안 공덕을 미리 닦아 사후 고통의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극락왕생하길 발원하는 대표적 불교의식의 하나이다.
생로병사(生老病死)!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존재는 일정기간 머물다 소멸된다. 붓다는 일체존재의 법성은 평등하다고 가르치지만 깨닫지 못한 존재들은 평등한 자성의 본질을 저버리고 각자의 안목과 습관에 따라 살아간다. 이러한 행위를 불교에서는 업(業)이라고 한다. 오늘의 모습은 어제 지은 업이요, 내일의 모습은 오늘 짓는 업의 결과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인과법칙이라하고 이 순환을 윤회라고 한다. 다른 말로는 사바세계, 감인(堪忍)세계, 고해(苦海)라고 한다. 감인(堪忍)세계란 참고 견디며 살아가는 세계요, 고해란 고통이 가득한 세상을 일컫는다.
부처는 이처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서 해탈 열반의 세계로 이르도록 가르친다. 하지만 탐욕으로 가득한 인간의 견고한 아집을 깨기 어렵다. 이에 대승불교 시대에 접어들면서 초기불교의 순수한 교설, 곧 견고한 아상을 깨기 위한 의례행법으로 예수시왕생칠재(豫修十王生七齋, 줄여서 생전예수재, 예수재)를 실시해 왔다. 예수재(豫修齋)는 살아 있을 때 시왕(十王)에게 49재(칠칠재)를 올려 미리 선업을 닦는 의례라고 할 수 있다.
49재, 천도재, 수륙재가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의식인데 견주어 예수재(豫修齋)는 살아 있는 동안에 미리 재를 올린다는 측면에서 주체성을 엿볼 수 있다. 예수재의 기원은 부처님 당시 마가다국 빔비라 왕으로부터 유래한다. 예수재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의례에 그치지 않고 이웃을 초청하여 예를 갖춰 공양을 올리는 등 보시와 시식을 통해 선업을 쌓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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