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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유랑하던 어느 날, 나무 아래서 울고 있는 고어라는 사내를 만나 공자가 사내에게 우는 이유를 묻자 사내는 아래와 같이 대답하였다. 저는 세 가지의 잘못을 저질렀다고 한다. 세 가지 중 첫째가 젊었을 때 세상을 돌아다니느라 부모님 곁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서는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많아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고 8섬4말의 혈유(血乳)를 먹이게 되며 그렇게 때문에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 천 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설하고 있다.
지난 11월5일 영덕군 지품면 오천에 거주하시던 불자 울진 임씨 순악 영가님께서 별세하였다. 소승과 인연 있는 보살님을 통하여 연락을 받고 49재를 모시기로하고 찾아뵙고 문상 후 임종염불을 해드리고 나서 반혼재(返魂齋)를 봉행하고 별세하고 7일이 되는 초재의식을 봉행하고 현재 영단에 모셔져 있다. 평소 영가께서는 부처님을 가까이 한 공덕과 자제분들께서 광명진언문(光明眞言文)을 항상 지송하여 극락왕생하시라 생각된다. 또한 울진 임씨 순악 영가님의 자제분들께서 49재 봉행에 드는 비용이외에 영가의 극락왕생을 위해 시주하셔서 시주금(施主金)을 지난 나옹왕사 문도회 취임식에 대덕스님들께 족자 한 점씩 시주하였고 또한 영덕 해맞이 조기 축구회 운동 후 콩나물 국밥 한 그릇 하면서 위와 같은 취지를 설명하고 영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따뜻한 밥 한 그릇씩 대접하였다.
소승이 초재 회향 후에 49재 동안 항상 간절한 생각으로 아미타불 명호를 지니고 영가님의 극락왕생을 함께 발원하자고 하였고 살아생전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글로서 한 편씩 써오시라고 했는데 따님 한 분께서 49재중에 아래의 글을 보내 주셨다.
그리운 울 엄마! 임순악(학)여사님!
이제는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그리운 울 엄니
엄마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엄마.. 미안해.. 내가 조금 더 신경 쓰고 정성을 다했더라면
조금 더 부처님께서 가시는 시간을 늦추지 않았을까...
맘이 죄스럽습니다.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세대 차이로 남동생이랑 나랑은 아버지가 저희 망을
헤아려주지 못 할 실 때 아버지께 상황설명을 하면
어린 게 말대꾸한다고 미니 맞을 때 엄마는 저를
감싸 주셨지요.. 엄마도 그렇게 따뜻한 성격은
아니시지만 지나고 나니 제게는 특별히
따뜻했던 부분이 간간히 있었습니다.
겨울에 추울 때 학교 갔다 오면
손 시리다고 제 얼은 손을 만져주시며 녹여주셨지요
저희는 아버지도 엄하시고 엄마도 일만하시고
차가우시다 생각했는데 지나고나니
어머니의 간혹 따뜻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 때는 어려서 어머님 맘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해요 어머니..
여자는 버릴 때 버리더라도 뭐든 모두 배워야하신다고
저희에게는 모든 일을 시켜서 불만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어머님의 가르침이 힘이 되어 감사합니다.
아버지는 대학교를 보내주지 않으려할 때
여자도 배워야 한다면서 저희 고향에서는 첨으로
4년제 대학도 엄마덕분에 다니게 되었지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졸업은 하지 못해 엄마 속을
상하게 해드려 너무 맘이 아픕니다..
엄마가 저를 그렇게 믿어주고 기대해주셨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열심히 공부했을 것을.. 미안해 엄마
중학교 때인가 맘먹고 혼자서 집대청소를
했더니 이제 시집가도 되겠다며 흐뭇해하시고
다리를 모으고 앉아있으면 다리가 한 뻠 만 더 길면
더 이쁘겠다며 저를 이뻐해 주셨지요..
엄마∼∼ 생전 입버릇처럼 나는 부처님께
극락왕생 할거니까 아무걱정 말라시고
나랑 샤워하고 난뒤 바디로션 바를 때 광명진언문도
따라 배우시고 하셨는데.. 바디로션 정성스럽게
발라드리고 다리 발 맛 사지 해 드리면 누가 이렇게
해 주겠노 하시며 흐뭇해하셔서 감사했어요.
그러시더니 울 엄니 모셔놓은 영덕 서남사 절에
현담스님과의 인연으로 엄마영정사진이 신문에도
나오고 많은 스님들 오셔서 법회도 하시구
엄마가 좋아하셨을 거라 생각해요.
울 엄니는 부처님께 가셔서 두 복이 많네요
자는 잠결에 가실 거라고 그러시더니 무지한 딸이
엄마 임종도 못 지켜드리고 가슴이 아픕니다.
엄마.. 남동생 걱정은 마시고 제가 잘 돌 바 드릴께요
편안하게 부처님 계신 곳에 극락왕생하셔요..
천성이 부지런하셔서 일을 즐거움으로 하셨던 어머니
잠도 몇 시간 주무시지 않고 새우잠을 주무시고
그러시더니 저희 집 오셔서는 그렇게 많이 주무셨지요
코까지 곯아 가시면서.. ㅎㅎ
저랑 심심하면 앵두나무 우물가에.. 번지 없는 주막도
잘 부르셨는데.. 천자문도 저보다 더 잘 외우신
똑똑한 울 어머니.. 말씀이 거의 없으셔서 재미는
없으시지만 한 번씩 툭던지는 말씀이 절 웃게
만드셨지요.. 사위도 장모님이 조용하시고 좋으시다고
한 번씩 애교를 보이면 엄마가 참 좋아하셨지요..
항상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야 된다고 하신 말씀
가슴에 간직하며 울 형제자매 우애있게 타인을
배려하고 측은지심의 맘을 가지고 살아가겠습니다.
그립고 보고 싶은 어머니!!!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많이 많이 사랑합니다.
울 형제자매 걱정은 마시고 편안하게 극락왕생하셔요∼
2023년 가을 끝자락에
임순악 어머님의 극락왕생을 바라며 딸 명숙올림.
위와 같이 어머님을 향한 그리운 마음을 드러내었다. 중생세계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여덟 가지의 괴로움이 있는데 보편적으로 생로병사의 사고(四苦)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愛別離苦),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고통(怨憎會苦),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求不得苦), 오온이 너무 치성한 고통(五陰盛苦)을 합쳐서 팔고(八苦)라고 하는데 불가(佛家)에서도 어머님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드러낸 당대의 선지식이신 진묵대사(1562∼1633)께서 어머님의 49재를 회향하고 올린 글을 올리면서 울진 임씨 순악 영가님의 극락왕생을 다시 한 번 발원해본다.
(태중의 시월지은을 하이보야리오)
膝下의 三年之養을 未能忘矣라
(슬하의 삼년지양을 미능망의라)
萬歲上에 更加萬歲라도 子之心에는 猶爲嫌焉이언만
(만세상에 갱가만세라도 자지심에는 유위혐언이언만)
百年內未滿百年한 母之壽여 何其短也아
(백년내미만백년한 모지수여 하기단야아)
單瓢路上行乞一僧은 旣云已矣나
(단표로상행걸일승은 기운기의나)
橫釵하고 閨中未婚小妹는 寧不哀哉리오
(횡채하고 규중미혼소매는 영불애재오)
上壇了하고 下壇罷한 僧은 尋各房인데
(상단료하고 하단파한 승은 심각방인데)
前山疊後山重하니 魂歸何處오.
(전산첩후산중하니 혼귀하처오)
嗚呼哀哉라!
(오호애재라!)
어머님의 열 달 동안의 은혜를 어떻게 보답할 수 있으리오. 슬하에 두고 길러주신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만세를 사시고 또 만세를 더 사신다 해도 자식의 마음에는 오히려 불만이 되건마는 백 년도 사시지 못하신 어머님의 목숨이여 어찌 이리도 짧을 수 있단 말입니까!
표주박 하나로 길 위에서 걸식하며 사는 저는 이미 애도의 말을 다 했으나. 비녀 꽂고 아직 결혼도 못한 어린 누이의 슬픔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상단의 불공을 끝내고 또 하단의 재를 다 마친 스님들은 각각 자기의 방을 찾아 돌아가는데 앞뒤의 산들이 첩첩이 에워싸고 있는데 어머님의 혼백은 어느 곳으로 돌아갈 것인가?
(돌아갈 곳 없는 어머님의 혼백이여!)
아~! 슬프고 슬프도다
영덕불교문화원장 철학박사 서남사 주지 현담 焚香 合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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