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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중무진(重重無盡)인연으로 일심동행 함께하는 계묘년 연말회향법회 (동지 팥죽공양으로 묵은 업장 녹이고 갑진년 새해를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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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등록일
2023.12.14 10:07
조회수
3,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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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甚麽(시심마)  

이뭣고? why

是甚麽物恁麽來(시심마물임마래)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가?

設似一物卽不中(설사일물즉부중) 

설사 한 물건이라고 하여도 맞지 않습니다.


위의 게송은 지난 나옹왕사 문도회장 취임식에 오시는 스님들께 족자로 한 점씩 드린 글로서 남종선(南宗禪)의 시조인 육조혜능대사(638∼713)가 제자인 남악 회양선사(677∼744)에게 물은 게송이다. 남악 회양(南岳 懷讓)은 당나라 고종 의봉(儀鳳)2년 산시성에서 석가탄신일에 태어나 15세 형주 옥천사에서 출가하였다. 회양스님의 출가 본사는 천태종의 지자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회양스님은 천태와 율종 그리고 북종의 교의에 기초적 소양을 다져서 이 후 혜능대사와 인연이 닿았다. 


첫 만남에 회양스님으로부터 절을 받은 육조혜능대사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그러자 회양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숭산에서 왔습니다.” 그 대답을 받은 즉시 다시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什物與來)?” 회양스님은 그 물음에 꽉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8년의 세월이 흘러 “설사 한 물건이라고 하여도 맞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設似一物卽不中)”라고 답하였다. 이에 “닦아 증득할 수 있느냐?” 다시 답하였다. “닦아 증득하는 도리는 없지 않으나 물들고 더럽히는 것은 없습니다.” 이에 인가를 내리고  아래의 게송을 내리다.


心地含諸宗(심지함제종) 

마음에 땅은 모든 종자들을 머금었고

遇澤悉皆萌(우택실개맹) 

물을 만나니 모두다 싹이 튼다.

三昧花無相(삼매화무상) 

삼매의 꽃은 형상이 없는데

何壤得何成(하양득하성) 

어느 것이 무너지고 어느 것을 다시 이루랴 


위와 같은 내용으로 육조 혜능대사와 회양 스님과의 법거량에 ‘어떤 물건’이라는 말은 간화선의 ‘이뭣고?(是甚麽)’라는 공안(公案)의 화두의 전형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것이 무엇인고? 라는 말에 보조국사(普照國師)는 「진심직설」에 이렇게 설하고 있다. 간략하게 언급해보면 『보살계』에는 심지(心地), 『반야경』에는 菩提(보리), 『화엄경』에는 법계(法界), 『금강경』에서는 여래(如來), 『반야경』에서는 열반(涅槃), 『금강명경』에서는 여여(如如), 『정명경』에서는 법신(法身), 『대승기신론』에서는 진여(眞如), 『열반경』에서는 불성(佛性), 『원각경』에서는 총지(總持), 『승만경』에서는 여래장(如來藏), 『요의경』에서는 원각(圓覺)이라 하였다.


심지, 보리, 법계, 여래, 열반 등 이 모두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지금 여기 살아있음에 부처의 지혜작용으로 잘 살고 있는 지 반문하는 것이다. 위로는 행선(行禪)과 좌선(坐禪), 염불과 다라니 지송(持誦)으로 상구보리(上求菩提)하고 아래로는 전법도생(傳法度生)하는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원력행(願力行)을 다하고 있는지 순간순간 자각하여 모순된 상대 양변의 세계에서 절대 무루(無漏)의 세계로 나아가는 중도실상(中道實相)의 도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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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연말이라 중중무진(重重無盡)의 많은 인연들과 연결되어 있다. ‘포항교도소 송년의 밤’참석을 비롯하여  ‘희망2024 나눔 캠페인 출범식’ 참석하고 ‘나옹왕사 문도회장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자비의 쌀을 정성껏 보내주신 귀한 쌀을 영덕군청에 보내드리고 또한 연말 마지막으로 소승이 소임을 맡고 있는 영덕불교사암연합회와 대승불교 일불회 그리고 나옹왕사 문도회 인연 있는 분들께서 포항교도소 법회에 동참하여 수형자 법우들에게 계묘년 회향 송년 법회 주관 등이다. 이것이 무엇인고(是甚麽)?  


다가오는 12월22일은 24절기 중의 하나로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를 맞이하게 된다. 또한 이 날을 기점으로 짧아지던 낮의 길이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며 동지를 일양시생지일(一陽始生之日)이라 하여 양(陽)의 기운이 비로소 시작되는 날이라 여기는 것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전염병이 유행할 때나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집 안팎으로 팥을 뿌리기도 한다. 팥의 붉은 기운이 악귀를 물리치고 팥죽을 먹으면 마음 가운데 악한 기운이 사라진다고 믿었다. 우리가 동지법회에 동참하여 기도를 드리는 목적은 세간의 유한한 행복과 더불어 출세간의 무한한 행복인 안락을 위해서이다. 복된 생활이란 어두운 마음을 몰아내고 광명을 찾아 밝은 삶을 살고자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지금 여기 나라고 하는 이것이 무엇인고(是甚麽)? 다시금 자신의 자리에서 한 번쯤 자신을 뒤돌아보고 이웃을 생각하고 동지 팥죽 공양을 통하여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삶의 지혜를 체득하였으면 한다. 계묘년 동지법회를 맞이하여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성숙된 마음의 나이를 먹는 새알법회를 회향하고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자.


계묘년을 회향하는 나옹왕사의 활구(活句)게송 한 편 송(誦)하여 올리고자 한다. 중중무진(重重無盡) 인연 있는 모든 분들 일심동행 다가오는 갑진년을 맞아 건강한 삶 행복한 가정되시길 합장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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除夜小叅 제야에 소참하다. 

텅 비고 밝은 것이 활짝 드러나 상대도 끊고 반연도 끊었으니 虛明獨露 絕對絕綠

예나 지금이나 말하기 어렵다. 自古自今 難爲 

고로 영산회상에서는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셨고 話會 所以靈山會上 拈花示衆

소림에서는 밤중에 눈에 섰다가 마음이 편해졌던 것이니 小林 夜半 立雪安心

겁 외의 광명을 꺼내서 본래 면복을 비추어 보라 發揮劫外光明 照見


영덕불교문화원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현담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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