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B한국불교방송

KBB한국불교방송

HOME > 매거진 > 칼럼/기고/봉사

나옹문도회 시공을 초월하여 나옹선사(懶翁禪師)에게 돈오일문(頓悟一門)에서 오매일여(寤寐一如)의 길을 묻다.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4.01.09 10:09
조회수
4,748
  • URL 복사

소암(笑菴)

오늘도 영산(靈山)의 일이 분명하나니 今日靈山事歷然

여섯 창을 활짝 여니 새벽바람 차가워라 六窓開豁曉風寒

빙그레 짓는 미소 누가 알 아 볼 것인가 微微含喜誰能測

네 벽이 영롱하여 세상 밖에서 한가하다. 四壁玲瓏物外閑

6de1c76058452f0d88bffc6009353937_1704762225_1502.jpg
작년 계묘년 11월 16일 소승이 나옹선사 문도회 회장 취임식을 서남사에서 문도회 회원스님들과 소승과 전국에서 정진하고 인연 있는 스님들, 그리고 지역의 스님들과 함께 봉행하고 나옹문도회 첫 법회를 12월28일 밀양 삼봉사에서 봉행에 앞서 전날 통도사 삼성각에 모셔져 있는 삼 화상 진영에 참배하였다.  보통 사찰의 삼성각은 칠성여래를 주불로 하여, 산신과 독성을 봉안하는데 이러한 형태는 조선 후기부터 나타났으며 조선 후기 이전에는 지공, 나옹, 무학대사를 삼성각에 봉안하였다.

6de1c76058452f0d88bffc6009353937_1704762308_8974.jpg
통도사 삼성각은 대웅전 곁에 구룡지라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이 구룡지 서쪽 부근에 산령각과 삼성각이 있다. 산령각은 산신령을 모셔놓은 전각이며 옆 전각에 삼성각이 있다. 삼성각은 중앙에 삼성탱화를 두고 좌우에 독성탱화와 칠성탱화가 있으며 좌측 안쪽에 3대화상인 안쪽부터 무학화상, 지공화상, 나옹화상을 봉안하고 있다. 지난 11월 16일 나옹왕사의 현창사업을 회향하고 전국에 소승과 뜻을 같이하고 인연 있는 스님들과 공부선을 배우고 선양하는 원력의 행을 드러내는 나옹문도회를 구성하고 소승의 취임식  삼성각 현판 앞 주련은  


송암은적경천겁(松巖隱迹經千劫) 

소나무와 바위에 자취 감추어 천겁을 지내고 

생계잠형입사유(生界潛形入四維) 

중생계에 모습 감추고 사방으로 왕래하네

수연부감징담월(隨緣赴感澄潭月) 

인연 따라 감응함은 맑은 못에 달 비치듯

공계순환제유정(空界循環濟有情) 

허공계와 순환하며 중생을 제도하네

  

천겁을 지내왔다는 뜻은 석존께서 깨달음을 이루시고 그 법이 가섭존자가 상수가 되고 아난존자가 선창하여 500여 명의 깨달음을 이룬 나한들께서 칠엽굴에서 결집(結集)하여 함께 암송하여 산스크리트어는 상기티(saṃgīti)는 합송(合誦)을 의미한다. 제자들이 함께 모여서 붓다의 가르침을 함께 읊어 냄으로써 붓다의 말씀을 정리하여 몇 번에 걸쳐 결집하여 경전이 만들어지는 과정인 것이다. 또한 부처님의 심인법(心印法) 간략히 살펴보면 가섭존자와 아난존자를 거쳐 12대 마명보살 14대 용수보살을 거쳐 28대 중국선종의 초조가 되는 달마대사에 이르고 육조 혜능대사를 거쳐 서천 108대 조사인 지공화상으로 제자인 나옹왕사로 그 제자인 무학대사로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금번 계묘년을 보내고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고 나옹문도회 모임에 앞서 통도사 삼성각 삼 화상 진영 앞에서 좌선 입정에 들어 시공을 초월하여 나옹선사에게 깨달음의 중도실상의 도리를 자문하면서 지금여기 현재 정진하고 있는 것이 오매일여(寤寐一如)에 드는 방법 맞는 것인가를 공부십절목(功夫十節目)을 떠올려 보고 나옹문도회 결집에 회상에서 아래의 내용을 밝히고 계묘년을 회향하였다. 

6de1c76058452f0d88bffc6009353937_1704762506_369.jpg
공부십절목(工夫十節目) 

1. 세상 사람들은 모양을 보면 그 모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모양과 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 이미 소리와 모양에서 벗어났으면 반드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그 바른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3. 이미 공부를 시작했으면 그 공부를 익혀야 하는데 공부가 익을 때는 어떠한가?

4. 공부가 익었으면 나아가 자취(鼻孔)를 없애야 한다. 자취를 없앤 때는 어떠한가?

5. 자취가 없어지면 담담하고 냉랭하여 아무 맛도 없고 기력도 전혀 없다. 의식(意識)이 닿지 않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또 그때에는 허깨비 몸이 인간 세상에 있는 줄을 모른다. 이쯤 되면 그것은 어떤 경계인가?

6. 공부가 지극해 지면 동정(動靜)에 뜸이 없고 자고 깸이 한결 같아서 부딪쳐도 흩어지지 않고 움직여도 잃어지지 않는다. 마치 개가 기름이 끓는 솥을 보고 핥으려 해도 핥을 수 없고 포기하려 해도 포기할 수 없는 것과 같나니, 그때에는 어떻게 해버려야 하는가?

7. 갑자기 120근이나 되는 짐을 내려놓는 것과 같아서 금방 꺾이고 금방 끊긴다. 그때 어떤 것이 그대의 자성(自性)인가?

8. 이미 자성을 깨쳤으면 자성의 본래 작용은 인연(因緣)에 따라 맞게 쓰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본래의 작용이 맞게 쓰이는 것인가?

9. 이미 자성의 작용을 알았으면 생사(生死)를 벗어나야 하는데 안광(眼光)이 땅에 떨어질 때에 어떻게 벗어 날 것인가?

10. 이미 생사를 벗어났으면 가는 곳을 알아야 한다. 사대(四大)가 각각 흩어져 어디로 가는가?


위와 같이 점검하고 문답하면서 공부십절목을 통해 자신을 대면하는 정진 단계를 점검하여 깨달음의 향상일로(向上一路)를 열어나가면 마음의 고향을 찾을 수 있으리라. 선종 결사운동을 주도한 지눌(1158∼1210)은 공부십절목(功夫十節目)을 간략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각찰(覺察): 망념을 알아차리는 공부.

2.휴헐(休歇): 선도 악도 생각지 않고 쉬는 공부.

3.민심존경(泯心存境): 마음속의 망상을 없애고 경계를 두는 공부.

4.민심존심(泯心存心): 경계를 없애고 마음을 두는 공부.

5.민심민경(泯心泯境): 마음도 없애고 대상도 없애는 공부.

6.존심존경(存心存境): 마음도 두고 대상도 두는 공부.

7.내외전체(內外全體): 안과 밖이 모두 체(體)라고 보는 공부.

8.내외전용(內外全用): 안과 밖이 모두 진심의 작용이라고 보는 공부.

9.즉체즉용(卽體卽用): 체가 곧 용이요, 용이 곧 체임을 깨닫는 공부.

10,투출체용(透出體用): 체와 용을 함께 표출시키는 공부.

지눌은 위 10가지 공부방법이 무두 무심공부(無心功夫)라 하였다.


6de1c76058452f0d88bffc6009353937_1704762393_402.jpg
아래의 게송은 나옹선사께서 선객에게 내린 활구(活句)이다. 

맑고 맑은 성품바다는 끝없이 넓어 澄澄性海廣無邊

어떤 부처도 감히 그 앞에 나아가지 못하나니 佛佛無能敢向前

낱낱이 원만히 이루어져 언제나 스스로 쓰고 个个圓成常自用

물물마다 응해 나타나는 것 본래 천연한 그것이네 頭頭應現本天然


나옹문도회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현담합장.

 

  • URL 복사

KBB한국불교방송 방송/신문/매거진 무단 저재 및 재배포 금지

- 상업적 목적의 사용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 출처 'KBB한국불교방송'을 반드시 표시하셔야 합니다.

KBB한국불교방송은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제보 053-1670-2012

많이 본 매거진

인기 영상

많이 본 신문

KBB 전체 인기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