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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친구 故 성상욱 성모병원장 영가시여 부디 극락왕생하소서!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4.08.21 17:56
조회수
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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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운 친구야/이해인


어느 날

“눈이 빠지게 널 기다렸어”

하며 내게 눈을 흘기며

마실 물을 건네주던

고운 친구야

이름을 부를 때마다 내 안에서

찰랑이는 물소리를 내는

그리운 친구야

네 앞에서만은 

항상 늙지 않은 어린이로

남아 있고 싶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는

너를 사랑하던 아름다운 기억을

그대로 안고 갈거야

서로를 위해 주고 격려하며 설레임으로

가득했던 그 기다림의 순간들을

하얀 치자꽃으로 피워낼거야

진정 우리의 우정은 

아름다운 기도의 시작이구나

친구야


하느님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시로 표현해온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에 수록되어 있는 <내 고운 친구야>의 시이다. 친구 사이의 만남에서는 서로 영혼의 울림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법정스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또한 친구는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라고 스님께서는 말씀하셨고 진정한 친구는  두 개의 육체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고 하였고 그런 친구 사이는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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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영혼의 울림이 있는 친구를 떠나보냈다. 금 번 갑진년 8월14일 강구 성모병원장이신 성상욱 도반을 아득히 먼 곳으로 홀연히 가셨다. 광명사 보광스님께서 평소 다니시는 병원이라 떠나시기 전 주에 ‘스님 병원가시면 원장에게 시간 되는 날 밥 한 끼 하자고’ 전해 달라고 하고 잊고 있었는데 스님께서 전화가 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성상욱 성모병원장과는 자주로 만나는 도반은 아니다 이 분은 만나면 반주(飯酒)를 좋아하고 걸림이 없어 대작(對酌)하는 장소(?)도 가리지 않아 내 자신이 불편함을 알기에 가끔 보는 친구다. 가끔 보지만 매일 만나는 사람보다 친근감이 있는 그런 사이다. 사람과의 만남에는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가끔 만나도 그리움이 함께하는 그런 도반을 아득히 머나먼 곳으로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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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밖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지내다 공양시간이 되거나 사람들을 만나서 공양을 할 때면 되도록 소승이 밥값을 내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그리하여 공양을 얻어먹는 것보다 내는 것이 일심동행 함께하는 삶이 즐겁고 행복하다. 이것이 시주(施主)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며 수행자의 본분사이다. 그런데 이번에 사바세계를 떠나보내는 성상욱 도반은 항상 만나면 자신이 공양 값을 계산한 경우가 많다. 세 번을 만나면 두 번을 계산하고 한 번은 내가 내는 유일한 소승이 빚을 진 경우이다. 또한 떨어져 있고 하는 일들이 다르고 종교도 다르지만 소승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일체감이 있는 친구 이자 도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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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침묵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또한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물을 지혜롭게 보는 통찰력이 있는 친구 성상욱 도반이시여! 곡차를 좋아하면서도 차에 취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항상 깨어있는 맑은 친구시여! 때론 힘든 일들이 있을 텐데도 한 번도 그런 내색을 비추지 않고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한 의로운 친구시여! 환자를 내 부모형제같이 소중히 여긴 마음이 따뜻한 의사로서 본분사를 다한 친구시여! 만나면 한 마디의 말보다 눈빛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통했던 걸림 없는 내가 사랑했던 친구시여! 부디 안락정토(安樂淨土) 무우세계(無憂世界)에 극락왕생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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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활구(活句)는 나옹선사께서 신백대선사를 위해 영가에게 소참법문을 한 게송을 故 성상욱 성모병원장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면서 올리고자 한다. 


모든 법은 인연을 따라 생겼다가  諸法從緣生

인연이 다하면 도로 멸한다 緣盡法還滅

62년 동안 허깨비 바다에서 놀다가 六十二年游幻海 

인과를 모두 거두어 진(眞)으로 돌아갔나니 收因結果渾歸眞

근진(根塵)을 모두 벗고 남은 물건이 없어 根塵脫盡無餘物

손을 놓고 겁 밖의 몸으로 갔구나 撒手便行劫外身

南無阿彌陀佛!!!


영덕불교문화원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覺呑 현담 合掌 焚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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