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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지혜의 새알 먹고 양화구복(禳禍求福)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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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등록일
2024.12.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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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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嘆世四首 세상을 탄식함/나옹선사

眨眼光陰飛過去 눈 깜박이는 사이에 세월은 날아가 버리나니

白頭換却少年時 젊은 시절은 백발이 되었구나

積金候死愚何甚 금을 쌓아두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 어찌 그리 미련한고

 刻骨營生事可悲 뼈를 깍으며 생을 꾸려가는 것 진정 슬퍼라 

 捧土培山徒自迫 흙을 떠다 산을 북돋움은 부질없이 분주 떠는 일이요

持蠡酌海諒非思 표주박으로 바닷물 떠내는 것 진실로 그릇된 생각이다

古今多少婪客 고금에 그 많은 탐욕스런 사람들

到此應無一點知 지금에 와서 아무도 아는 사람 없구나.


世事紛紛何日了 어지러운 세상 일 언제나 끝이 날꼬

塵勞境界倍增多 번뇌의 경계는 갈수록 많아지네

迷風刮地搖山嶽 미혹의 바람은 땅을 긁어 산악을 흔드는데

業海漫天起浪波 업의 바다는 하늘 가득 물결을 일으킨다

身後妄緣重結集 죽은 뒤의 허망한 인연은 겹겹이 모이는데

目前光景暗消磨 눈앞의 광경은 가만히 사라진다

 區區役盡平生志 구구히 평생의 뜻을 다 부려 보았건만

到地依先不奈何 가는 곳마다 여전히 어찌 할 수 없구나.


나옹선사께서 세상을 탄식하는 4수 중 2수이다. 700여 년 전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비슷한 것 같다. 백년이래야 잠깐 동안이거니 광음(光陰)에 등한히 생각하지 말고 힘써 수행하라고 하며 어지러운 세상에 이익(利益)과 공명(功名)은 한 순간이니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내용이다. 어제는 봄인가 했더니 오늘 벌써 가을이라 해마다 이 세월은 시냇물처럼 흘러가니 이름에 탐하고 이익을 좋아해 허덕이는 사람들을 경책하며 세상을 탄식하는 활구(活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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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多事多難) 한 갑진년 한 해도 저물어 간다. 정초에 육십간지의 41번째로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나 ‘청룡’을 의미해서 60년 만에 찾아오는 값진 해라 하여 여느 해 보다 큰 의미를 부여 하였다.  ‘용’은 벽사(辟邪)와 수호(守護)의 능력을 갖춘 역동적이며 신령스러운 존재로 여겨 왔다고 하여 2024년 한 해 상서로운 한 해로 여겨 왔으나 연말에 계엄 사태와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어 앞으로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동력이 내년 을사년에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으로 한층 가중된 한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가지만 사바세계의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힘들 나날을 보낼 것이라 모두들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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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계를 즉 사바세계(娑婆世界)라 한다. 불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일컫는 말로서 산스크리트 Saha에서 유래한 것으로, 음역하여 사하(沙河)·색가(索訶)라 하고, 의역하여 감인토(堪忍土)·인토(忍土)라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교화하는 경토(境土)를 말한다. 따라서 부처님이 섭화하는 경토인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사바세계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탐(貪)·진(瞋)·치(痴) 삼독(三毒)의 번뇌를 겪어내야 하고, 오온(五蘊)으로 비롯되는 고통을 참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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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이 국토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이 없으므로 자연히 중생들 사이에서 참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부른다. 인내를 강요당하는 세간, 인내를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 세계라는 말이다. 보살의 입장에서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수고를 참고 견디어 내야 하는 세계가 된다. 이렇게 일체가 생각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인내하면서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세계가 바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바세계이다. 이 힘든 연말 위기의 갑진년 동지를 맞이하게 되었다. 다가오는 12월21일은 24절기 중의 하나로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를 맞이하게 된다. 또한 이 날을 기점으로 짧아지던 낮의 길이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며 동지를 일양지생지일(一陽始生之日)이라 하여 양(陽)의 기운이 비로소 시작되는 날이라 여기는 것이다.


양(陽)의 기운이 시작되는 동짓날 옛날 우리 조상들은 한 해 무탈함을 원할 때나 액운이 들 때 집 안팎으로 팥을 뿌리기도 한다. 팥의 붉은 기운이 악귀를 물리치고 팥죽을 먹으면 마음 가운데 악한 기운이 사라진다고 믿었다. 우리가 동지법회에 동참하여 기도를 드리는 목적은 세간의 유한한 행복과 더불어 출세간의 무한한 행복인 안락을 위해서이다. 복된 생활이란 어두운 마음을 몰아내고 광명을 찾아 밝은 삶을 살고자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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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자체에 큰 영험이 있어 삼독심과 마음의 병이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 선인(先人)들의 삶의 지혜를 받들고 사찰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각자 근기에 맞게 정진하고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하면서 중도실상의 도리를 체득하는 것이다. 사바세계에 살면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기만 바랄 수는 없다. 힘든 세상 오늘과 같은 힘든 고통이 다시는 없어야 하지만 다시금 자신의 자리에서 한 번쯤 자신을 뒤돌아보고 이웃을 생각하고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삶의 지혜를 체득하였으면 한다. 갑진년 동지법회를 맞이하여 각자가 동지 법회에 수희(隨喜) 동참하여 성숙된 지혜의 마음의 나이를 먹는 새알법회가 되었으면 한다. 아래 게송은 나옹선사께서 세상을 탄식하는 위의 활구(活句) 4수 중 2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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嘆世四首 세상을 탄식함/나옹선사

幾多汨沒紅塵裏 얼마나 세상 티끌 속에서 빠져 지냈나

百計縈心正擾攘 백가지 생각이 마음을 얽어 정말로 시끄러운데

五蘊稠林增蓊欝 오온의 빽빽한 숲은 갈수록 우거지고

六根㝠務竸飄颺 육근의 어두운 안개는 다투어 나부끼네

沽名苟利蛾投熖 명리를 구함은 나비가 불에 들고

嗜色聲蟹落湯 성색에 빠져 즐김은 게가 끓은 물에 떨어지네

膽碎魂亡渾不顧 쓸개가 부서지고 혼이 나가는 것 모두 돌아보지 않나니

細思端的爲誰忙 곰곰이 생각하면 누구를 위해 바빠하는가.


 死死生生生復死 죽고 나고 죽고 나면, 났다가 다시 죽나니

狂迷一槩不曾休 한결같이 미쳐 헤매며 쉰 적이 없었네

只知線下貪香餌 낚싯줄 밑에 맛난 미끼를 탐할 줄만 알거니

那識竿頭有曲鈎 어찌 장대 끝에 굽은 낚시 있는 걸 알리

喪盡百年重伎倆 백년을 허비하면서 재주만 소중히 여기다가

搆成久遠劫尤 오래고 먼 겁의 허물만 이뤄놓네

翻思業火長然處 업의 불길이 언제나 타는 곳을 돌이켜 생각하나니

寧不敎人特地愁 어찌 사람들을 가르쳐 특히 근심하지 않게 하랴.


영덕불교문화발전연구원장 서남사 주지 覺呑 현담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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