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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옹왕사와 보조국사 지눌의 공부십절목(工夫十節目)을 점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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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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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보살도 자비정신의 원력을 발원하는 일불제자 모임인 일불회(회장:법우스님)와 영덕불교사암연합회(회장 서남사 현담스님)는 지난 20일 일불회 고문스님이신 동진스님의 주석사찰인 함안 용화사에서 삼한(三韓)의 조실(祖室)로 받들고 있으며 종사(宗師)중에 종사(宗師) 이시며 무학대사의 스승이신 나옹왕사와 보조국사 지눌의 공부십절목(工夫十節目)을 통하여 수행점검을 하였다.

 

나옹왕사 탄신 700주년을 맞아 선양사업의 일환으로 그동안 영덕불교사암연합회와 일불회에서는 왕사의 현창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하여 왔으며 지난 나옹왕사 탄신일인 정월보름을 즈음해서 왕사의 깨달음의 선시의 서예 전시회를 열어 원만히 회향하기도 하였다.


다가오는 음력 5월 보름 왕사의 열반일에 영덕불교사암연합회와 일불회에서는 왕사의 선시를 부채에 새겨 불자들에게 보급하기로 의결하고 회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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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십절목(工夫十節目)

 

나옹왕사의 공부십절목(工夫十節目)

 

1. 세상 사람들은 모양을 보면 그 모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모양과 소리에서 벗어 날 수 있을까?


2. 이미 소리와 모양에서 벗어났으면 반드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그 바른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3. 이미 공부를 시작했으면 그 공부를 익혀야 하는데 공부가 익을 때는 어떠한가?

4. 공부가 익었으면 나아가 자취(鼻孔)를 없애야 한다. 자취를 없앤 때는 어떠한가?


5. 자취가 없어지면 담담하고 냉랭하여 아무 맛도 없고 기력도 전혀 없다. 意識이 닿지 않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또 그때에는 허깨비 몸이 인간 세상에 있는 줄을 모른다. 이쯤 되면 그것은 어떤 경계인가?

6. 공부가 지극해 지면 動靜에 뜸이 없고 자고 깸이 한결 같아서 부딪쳐도 흩어 지지 않고 움직여도 잃어지지 않는다. 마치 개가 기름이 끓는 솥을 보고 핥으려 해도 핥을 수 없고 포기하려 해도 포기할 수 없는 것과 같나니, 그때에는 어떻게 해버려야 하는가?


7. 갑자기 120근이나 되는 짐을 내려놓는 것과 같아서 금방 꺾이고 금방 끊긴다. 그때 어떤 것이 그대의 自性인가?


8. 이미 自性을 깨쳤으면 自性의 본래 작용은 因緣에 따라 맞게 쓰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이 본래의 작용이 맞게 쓰이는 것인가?


9. 이미 自性의 작용을 알았으면 生死를 벗어나야 하는데 眼光이 땅에 떨어 질 때에 어떻게 벗어 날 것인가?

10.이미 生死를 벗어났으면 가는 곳을 알아야 한다. 四大가 각각 흩어져 어디로 가는가?

 

보조국사의 공부십절목(工夫十節目)

 

1. 각찰(覺察)깨달아 살핀다는 글자의 뜻과는 달리, 생각을 하지 않는 공부이다. 수도자가 처음에 망념(妄念)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다가 망념이 일어나지 않게 되면 이번에는 망념을 없앴다는 생각, 깨달았다는 생각이 남게 되는데, 그것마저도 없애는 공부를 각찰이라고 한다. , 화두(話頭)를 참구(參究)하는 수도자의 경우 화두만을 생각하고, 망념이 일어날 때는 곧 각찰해서 화두로 돌아가게 하는 수행법이다.

 

2. 휴헐(休歇)쉬고 쉬는 공부방법이다. 악은 물론 생각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선에도 집착하지 않는 공부이다. , 선악 등 모든 이원화된 생각을 쉴 때 진심이 드러나는 것이므로 바보같이, 말뚝처럼이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마음 쉬는 공부를 강조하였다.

 

3. 민심존경(泯心存境)마음속의 망상을 없애고 경계를 두는 공부로서, 모든 망념을 다 쉬어 바깥 경계를 돌아보지 않고, 다만 스스로 마음을 쉬는 것이다. 마음속의 망심이 모두 사라지면 대상의 경계가 있다고 해도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신라의 원효(元曉)는 이러한 공부를 여실수행(如實修行)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4. 민경존심(泯境存心)경계를 없애고 마음을 두는 공부이다. 모든 대상세계가 헛된 것이라고 보고 대상에 집착하지 않게 되면 진심만이 온전하게 남아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5. 민심민경(泯心泯境)마음도 없애고 대상도 없애는 공부이다. 먼저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바깥의 모든 것이 헛됨을 알아서 경계를 없애고, 다음에 주관적인 망념이 일어나는 것을 없애는 것이다.

 

6. 존심존경(存心存境)마음도 두고 대상도 두는 공부방법이다. 공부를 할 때 마음이 있을 자리에 가 있고, 경계가 경계의 본자리에 머물러서 각각이 있을 자리에 분명히 있으면, 마음과 경계가 서로 맞서게 되더라도 마음은 경계에 집착하지 않고 경계가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하지 않으며, 서로가 남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시시비비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망념된 생각이 나지 않아서 진심이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7. 내외전체(內外全體)안과 밖이 모두 체()라고 보는 공부방법이다. 공부를 할 때 산하대지(山河大地)와 내신외기(內身外器) 등 모든 것이 진심의 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 천지가 나와 한 뿌리요, 만물이 나와 한 몸임을 깨닫는 공부이다.

 

8. 내외전용(內外全用)안과 밖이 모두 진심의 작용이라고 보는 공부이다. 말하고 밥먹고 옷입는 모든 행위는 진심에 근거하여 행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이 몸을 떠나서 따로 진심의 작용이나 도가 있을 수 없음을 깨닫고, 다른 데서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9. 즉체즉용(卽體卽用)체가 곧 용이요, 용이 곧 체임을 깨닫는 공부이다. 공부를 할 때 고요한 진심의 체를 바탕으로 해서 밝게 보는 작용을 잃지 않는 것이다. , 마음을 고요히 하였을 때 밝게 보는 작용이 나오고, 밝게 보는 가운데 역시 고요함이 깃들여 있음을 알고 그렇게 되게 하는 공부이다.

 

10. 투출체용(透出體用)체와 용을 함께 표출시키는 공부로서, 안과 밖,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 등을 별개의 것으로 보지 않고, 완전히 조화를 이룬 하나의 큰 해탈문(解脫門)으로 만들어서 털끝만큼의 빈틈도 없이 온몸을 한 덩어리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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