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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해맞이 조기축구회원 모두가 晴雲秋月(청운추월)에 온전한 나를 자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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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6.09.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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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엽서/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 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 지를


위의 시는 안도현 시인(1961∼)의 9월 가을에 그대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가을 엽서’ 시이다. 이 시와 비슷한 내가 좋아하고 애송하는 영덕이 외가이며 영덕에서 태어난 고려말 대 유학자 목은 이색(1328∼1396)의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서로를 생각하자는 ‘군상억(君相憶)’ 드러내 본다.


憶君無所贈(억군무소증) 

그대를 생각하면 줄 만한 것이 없으나

贈次一片竹(증차일편죽) 

한 조각의 대나무 부채를 주고자 하니

竹間生淸風(죽간생청풍) 

대나무 부채 사이의 맑은 바람이 생기면

風來君相憶(풍래군상억) 

바람이 불어올 때 마다 서로 생각합시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랑 하는 님 그러한 님을 생각하면 울컥하는 그런 님이 있다면 현재 그 삶은 한때의 봄날 같은 행복을 누릴 것이다. 그리움의 님의 대상이 진리를 체득하신 부처님이나 존경하는 스승님, 아님 동성(同性)이든 이성(異性)이든 유한한 행복의 방편을 통하여 구경에는 무상함을 체득하면서 무한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렇듯 소승은 운동장에서 축구공이 나에게 달려오면 그리움이 가득한 님이 되어 살아있음의 희열을 느끼며 지금 여기 온전한 내가 존재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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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극한의 무더위가 물러가고 어느 듯 조석으로 서늘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중국 전한(前漢) 유안(劉安)이 편찬한 회남자(淮南子) 설산훈(說山訓)을 참고하여 당나라 사람이 지은 시(詩)에 ‘山僧不解數甲子 一葉落知天下秋 산속의 중은 갑자을축하며 세월을 헤아리지는 못해도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를 보면서 천하의 가을이 왔음을 안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지나간 백로를 하루 앞둔 9월6일 일요일, 맑고 상쾌한 날 구미에서 온 DREAM-FC팀의 축구팀이 인연이 되어 영덕 해맞이 조기축구팀과 강구 대게축구장에서 가을의 문턱에서 다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2시간여 동안 운동장에서 각자 내안의 주인공을 찾으며 한때의 시간을 가졌다. 


요즘 들어 매번 운동 시작하기 전이나 운동 후 하늘을 보는 습관이 생겼다. 축구를 통하여 나의 심신의 한계를 체험하면서 이렇듯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운동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공기 좋은 영덕에서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통하여 젊은 친구들과 회통하고 깨어있음에 감사하면서 지구라는 별에서 얼마만큼 공업중생(共業衆生)으로서 호흡하면서 일심동행 함께 살아갈지 모르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순간순간 자각하고자 한다. 


세월불요인(歲月不饒人)이라 ‘세월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금 여기 이 순간이 각자 소중한 삶임을 알고 소요유(逍遙遊)이라 장자의 사상에서 나온 말이지만 ‘세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오늘도 무애해탈(無礙解脫)의 대자유인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700여년 전에 대도사(大導師)이신 고려말 영덕태생 고승이신 나옹선사의 진리의 활구(活句)의 한 편 이 깊은 가는 가을에 송(誦)해 본다. 


學道無多子 도를 배우는 일 별것 아니요

當人決定心 그 사람의 굳은 의지에 있다

忽然都放下 모든 것 한꺼번에 놓아버리면

物物是知音 만물마다 지우(知友)이리라


영덕 해맞이 조기축구회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覺呑 현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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