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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안정사 불보살님과 부도전을 참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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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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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안정사 불보살님과 부도전을 참배하다

 

귀의삼보하옵니다.

 

지난 721일 음력으로 6월 초하루 서남사에서 초하루 법회를 회향 후 새로운 수행의 동력을 얻고자 몇 가지 준비한 자료를 챙겨 산문을 나섰다. 문득 2016년 나옹왕사 불적답사길을 찾아 1여 년 동안 전국 사찰을 다니면서 부처님을 참배했던 때가 떠올라 다시 한번 마음을 다지고 새로운 원력행을 나서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 불적답사 할 곳은 신라고찰 통영 안정사이다. 안정사에 참배에는 같이 동행하기로 한 스님이 있다. 안정사 문도로서 안정사의 역사를 잘 알고 있고 소승과 오래된 도반으로 거제 보현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영담 스님이다.

 

고성에서 만나 함께 통영 안정사 부처님을 참배하기로 하였다.

 

안정사는 신라 무열왕 1(654) 원효 성사께서 37세의 젊은 나이에 벽방산(碧芳山)을 바라보고 의발(衣鉢)을 간직한 채 내세불인 미륵불을 기다리는 벽발산(碧鉢山)은 참으로 마땅한 절 터였으리라.”라며 안정사를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안정사는 통일신라시대에는 14()의 건물을 갖춘 대가람으로 1,000여 명이 정진하던 도량이라 하는데 이후 오늘날 쇠락하여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산내 암자로는 은봉암, 의상암, 가섭암 등이 있다.

 

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인 성철 스님께서 1951년부터 54년까지 불교의 중흥을 계획하고 머문 천제굴도 있다. 큰스님께서 참회의 3000배를 처음 시작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영덕에서 차로 3시간 30여 분을 달려 고성에 도착하여 영담 스님과 함께 안정사로 향하였다. 안정공단을 거쳐 사찰까지 고성에서 15분 정도 소요되었다. 사찰에 도착하여 종무소에 들리니 스님 한 분과 도량에서 일하는 거사님 한 분만 보여 황량한 기분이 들었다.

 

관광객이나 불자들이 보이지 않아 대한불교법화종단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해 안타까웠다.

 

벽방산 안정사 도량과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교교학을 체계적으로 신해(信解)하고자 서원을 세우며 위덕대학교 불교학과에 편입하여 2학년 1학기 수업을 마칠 즈음 원효 성사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인수불욕귀산수도(人誰不欲歸山修道)하고 이위부진(而爲不進)은 애욕소전(愛欲所纏)이라.’는 구절을 만나고 환희용약(歡喜踊躍)하였다.  

그 뜻을 풀이해 보면, “산속에 들어가서 도 닦을 생각은 누구나 해보지만 나아가지 못함은 애욕에 얽매인 탓이니라라는 의미다. 그때 당시 머물고 있는 토굴의 일상에서 벗어나 재발심의 계기를 삼고자 찾은 곳이 바로 안정사와의 인연이었다.

 

그때 안정사에서 한 철을 살면서 대승기신론의 세 가지 발심을 기준 삼아 열심히 정진하였다. 세 가지 발심이란

첫째, 신성취발심(信成就發心)으로 믿는 마음을 성취시키고 결심을 발하였으며,

둘째, 해행발심(解行發心)으로 이해와 실천을 굳건히 하여 앞으로 더욱 나아가고자 하였으며,

셋째, 증발심(證發心)으로 진리를 깨닫고 참 마음을 드러내는 발심을 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한 철 살면서 안정사 도량에서 열심히 정진하였다. 안정사 도량과 산내 암자가 모든 곳이 선정삼매에 들기 좋은 공간이었다. 또한 나에게 포행하기 좋은 곳이 있었는데 부도전이다. 부도전은 대중들이 잘 드나들지 않는 공간으로 행선포행을 즐겨 했는데 깨어있는 나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그 당시 발원했던 서원이 안정사가 대한불교법화종의 본사로서 앞으로 역할을 하려면 대한불교법화종의 종단사 연구와 법화행자로서의 법화신앙에 관한연구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한 목표로 서원을 세우고 2011년 논문 한국법화신앙의 역사적 전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에는 대한불교법화종 수계산림법회 및 승려교육교재로 펴낸 ·현대 한국법화사 연구-대한불교법화종의 성립을 중심으로라는 졸고(拙稿)를 드러내게 되었다.

 

나름 교학의 체계를 갖추고 30년이 넘는 법화행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한때종단의 사회부장으로서의 소임과 동해교구 종무원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며 인연 따라 종단의 애종심과 공심을 가지고 종단개혁의 선봉장에 서기도 하였다.

 

세월이 흐른 후 어느 순간 한없이 이사(理事) 모두가 부족한 자신을 발견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금 출가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안정사 불적답사길을 오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영담 스님과 먼저 대웅전을 찾았다. 대웅전에서 다시금 20여 년 전에 발심했던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남은 생을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자 정진하겠다는 서원을 다짐하며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천태대사께서 찬술한 보현보살 발원문을 한 편 일념 염송하였다.

 

보현보살 발원문

 

시방삼세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 머리 숙여 지심으로 절하옵나니, 원컨대 이 제자를 증명하옵소서.

 

모든 부처님께 있는 바의 일체 바라밀의 행을 저는 이제 마땅히 그와 같이 닦고 배우오리니, 오직 원하옵건대, 모든 부처님 여래께옵서는 자비로서 애민히 여기시어 살펴주옵소서.

 

저는 원하옵나니. 보리의 마음에서 크고도 굳센 힘을 얻어지고,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의 법 가운데에서 깊은 믿음의 힘을 얻어지고, 많이 듣는 가운데에서 잊지 않는 힘 얻어지고, 나고 죽음의 오고 가는 가운데에서 피로하거나 해태함이 없는 힘을 얻어지고, 모든 중생들 가운데에서 견고하고, 큰 자비의 힘 얻어지고, 보시하는 가운데에서 단호히 버리는 힘 얻어지고, 지계하는 가운데에서 무너뜨리지 않은 힘 얻어지고, 인욕하는 가운데에서 굳건히 받는 힘 얻으지고, 마가 능히 무너뜨리지 못하는 지혜의 힘 얻어지고, 깊은 법 가운데에서 믿고 좋아하는 힘 얻어지이다.

 

첫째, 원하옵건대, 저는 일체의 태어나는 곳마다 일체 법 가운데에서 시방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 항상 공양 올리오리니,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휴식은 있음이 없어지이다.

둘째, 원하옵건대, 저는 여래의 심히 깊은 법의 바다를 받아가져서 곧 스스로 밝게 알아지고 다른 이를 말미암지 않고 깨달아지리니,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휴식은 있음이 없어지이다.

 

셋째, 원하옵건대, 저는 모든 부처님의 자리, 도량 곳곳에서 법을 짓고 섭수하는 가운데에서 가장 우두머리로서 법륜을 굴리시기를 청하여 중생을 제도하며 해탈시키리니,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휴식은 있음이 없어지이다.

 

넷째, 원하옵건대, 저는 일체 모든 보살의 가없이 넓고도 크신 원을 닦아 행하오리니,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휴식은 있음이 없어지이다.

 

다섯째, 원하옵건대, 저는 일체중생을 교화하되, 난생과 태생과 습생과 화생이 모두 다 남음이 없는 열반에 들게 하오리니,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휴식은 있음이 없어지이다.

 

여섯째, 원하옵건대, 저는 마치 눈앞에 대하듯이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태어나리니,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휴식이 있음이 없어지이다.

 

일곱째, 원하옵건대, 저는 모든 부처님 여래의 심히 깊은 세계의 바다를 장엄하고 청정케 하오리니, 여래의 끝이 다하도록 휴식이 있음이 없어지이다.

 

여덟째, 원하옵건대, 저는 일체 모든 보살과 더불어 함께 모든 선근을 같이 행하여 모으리니, 미래의 끝이 다하도록 휴식은 있음이 없어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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