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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시 이문희
토끼풀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속에 들어가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 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지난 5월 27일 대승불교일불회원이신 성오스님께서 모시던 춘천 문수암 창건주 대도행보살님께서 입적하여 49재 회향 및 1박2일 일불회 철야정진법회를 봉행하였다.
춘천 강촌 엘리시안(Elysian至福)에서 봉행된 일불회 철야정진법회는 용수보살이 지은 『십주비바사론』에 관한 토론이 있었다. 『십주비바사론』은 대승불교권에서 제2의 석가로 추앙받는 용수보살의 저술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자력(自力)위주의 어려운 난행도(難行道)와 불보살님의 위신력에 의해서 가는 이행도(易行道)로 나누어 염불문을 열어 보인 근거로 삼게 된 논서이다.
이 논서는 대승불교의 수행자가 깨달아가는 보살도에서 믿음의 방편으로 행하기 쉬운 길을 말 할 뿐 아니라 그 이행도(易行道)의 염불이란 수행법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어 정토문을 열게 된 결정적인 근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용수보살은 이 『십주비바사론』에서 “만약 보살이 이 몸으로 불퇴전에 이르러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응당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명호를 불러야 한다”라고 성불하기 위해 가장 빠르고 쉬운 방편인 염불수행을 적극 권장했던 것이다.
용수보살은 모든 경전의 종지(宗旨)를 밝게 통달해 8종의 종주가 되어 보살의 칭호까지 받게 된 용수보살이 무슨 이유로 염불수행을 하고 왕생극락을 발원한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참석하신 일불회원 스님들의 각자의 견처(見處)를 밝혀 유익한 토론을 하였다.
참석하신 일불회원스님들께서 용수보살께서 모든 경전의 종지를 통달한 분께서 왜 왕생극락을 발원하신 이유는 모두가 함께 구경(究竟)성불과 속성불도(速成佛道)를 위한 방편을 보인 것으로 이해하였다. 수행자들이 보살 7지 이상인 불퇴전지에 이르지 못하면 윤회하면서 전생에 닦은 대분의 기억을 상실하기 때문에 용수보살은 일단 윤회를 벗어난 극락정토에 왕생할 것을 발원한 것이다.
극락세계에서는 범부에서부터 성문, 연각, 보살에 이르기까지 연꽃에 화생(化生)하는 즉시 누구나 불퇴전지 보살이 되어 다섯 가지 신통력을 갖추고 성불공부를 하게 된다. 곧 이어 아미타불의 부처님을 친견하여 법문을 듣게 되면 신속히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고 성불 수기(授記)를 받을 수 있기에 때문인 것이다.
지난 밤 용수보살이 지은 『십주비바사론』에 관한 토론은 차기 모임에서 한 번 더하기로 하고 다음날 자리를 옮겨 김유정 문학촌 위에 위치한 성오스님께서 주석하고 계시는 문수암으로 이동하였다.
문수암 바로 밑에 위치한 김유정 문학촌은 천재 소설가 김유정(1908∼1937)으로 본관은 청풍(淸風),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갑부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고향을 떠나 12세 때 서울재동공립보통학교에 입학, 1929년에 휘문고등보통학교를 마치고 이듬해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진학하였으나 중퇴하였다.
1935년 단편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에 「노다지」가 중앙일보의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올랐다. 30세에 요절하기 까지 불과 2년 남짓한 작가 생활을 통하여 30편 내외의 단편과 1편의 미완성 장편, 그리고 1편의 번역소설을 남길 만큼 왕성한 장착의욕을 보인 천재소설가이다.
위와 같이 천재 소설가 김유정의 문학촌을 잠시 들러 보고 오늘 문수암 창건주이신 대도행 보살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49재에 모두가 동참하였다. 문수암 도량의 협소한 공간에도 불구하고 춘천불교사암연회장님을 비롯한 회원스님들과 대승불교일불회원스님들이 함께 법석에 동참하여 마지막 세연(世緣)이 다한 문수암 창건주 보살의 극락왕생을 발원하였다.
3시간 정도 소요된 49재 천도재에 학춤을 비롯한 살풀이와 극락무 등 8팀이 공연을 펼쳐 가신 분을 애도하고 참석한 대중 모두가 추념하였다.
49재의 법주와 바라지는 극락사 해진스님과 보타사 현각스님께서 수고하여 주셨다. 49재를 회향하면서 문수암주지 성오스님께서 참석한 대중스님들과 불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끝으로 문수암 대도행보살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49재 천도재를 원만 회향하였다.
이 번 5월에 춘천에서 1박2일 봉행된 대승불교 일불회 정기법회 및 49재 천도법회의 원만하게 회향 할 수 있었던 것은 천광사 대연스님께서 사찰에서 준비한 음식을 대중공양하였으며 충주 보현사 진성스님의 화주보살님께서 대중스님들께서 공양을 잘 드실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에 감사드리고 또한 대승불교 일불회원 모두의 자발적인 동참의식에 고마운 마음전하고 한 마음으로 문수암 창건주 대도행 보살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서 나옹왕사의 게송 한 편을 올리고자 한다.
대승불교 일불회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현담합장 焚香
세 가지 연이 모여 잠깐 동안 몸을 이루었다가
三綠和合 暫時成有
4대가 떠나 흩어지면 곧 공을 돌아간다.
四大離散 忽得還空
37년을 허깨비 바다에서 놀다가 오늘 아침
三十七年遊於幻海 今朝
껍질을 벗었으니 흉년에 쑥을 만난 듯 기쁠 것이다.
脫殼慶快如蓬
대중 스님네 여, 지여상좌는 어디로 갔는지 알겠는가.
大衆智如上座 向甚麽處去
목마를 세워 타고 한 번 뒤쳐 구르니
還會麽木馬倒騎翻一轉
붉은 불꽃 속에서 찬바람을 놓도다.
大紅熖 裏放寒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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