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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법무부는 지난 2월 29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 4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기록을 파악했다고 발표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3월 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조사가 국내 신천지 교인에게 코로나19가 어떻게 광범위하게 유행하게 됐는지 규명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 2일 기준, 대한민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736명으로 이 중 신천지 관련자는 2,113명이다. 이는 전체 확진자의 56.5%에 달한다. 대구 지역 첫 확진자인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이며 2월 9일과 16일 예배를 위해 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된 2월 18일 이후, 전국적으로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급증했다.신천지 교인의 최근 동선에 대한 정부의 촉각이 곤두서있는 이유다.
하지만 권 부본부장의 브리핑처럼 신천지 교인 42명이 우한에서 입국한 이력이 있다는 사실이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을 밝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입국자 42명이라는 수치는 법무부가 2019년 7월 1일부터 2020년 2월 27일까지 출입국 기록을 조사해 발표한 것으로, 우한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된 2019년 12월 이전 출입국자까지 포함됐다. 42명 중에는 2020년 1월 8일 입국자 1명도 포함됐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고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도 참석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이에 신천지는 3월 2일 열린 공개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전체 교인 명단을 공개한만큼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한 출입국 기록은 신천지 교인에 한해 조사할 것이 아니라 전수 조사가 이뤄져야하는 것이 아니냐며, 이번 조사 및 발표는 정부 방역 실패의 책임을 특정 종교에게 전가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020년 2월 위험지역 발 중국인 입국자 수 6만명 VS2019년 7월 이후 우한발 신천지 교인 입국자 수 42명
정부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가운데 최선의 대응 방안’로 중국인 입국을 허용하고 있는 가운데 입국이 금지된 중국의 후베이(湖北)성 다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9개 성은 광둥·허난·저장·후난·안후이·장시·산둥·장쑤·충칭으로, 이들 ‘위험지역 9곳’의 확진자는 8727명이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이 2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확보한 ‘중국 출발 대한민국 도착 여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개 성에서 입국한 중국인 수는 5만8904명에 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28일 여야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할 경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금지 대상국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의 입국자도 일일 2만명에서 1천명 수준으로 93% 감소했다며, 이들에 대한 입국 금지는 실익이 없고 오히려 불이익이 크다고 설명했다.
2월 27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절차를 강화해 입국자를 철저히 파악하고 입국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그 결과 중국인 입국자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월 4일부터 중국 전용 입국장을 별도 설치, 소독 및 발열 체크, 자가건강진단 앱 설치 등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해왔다. 강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신천지 교회 문제를 꼽았다’고 밝히며,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통한 코로나19 확산 예방보다, 신천지 교인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에 집중 대응할 것을 암시했다.
전·현직 대학교수 6094명 참여 교수단체 정부 책임 회피 비판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사회 불안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책임 회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는 2월 28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 ‘지금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세월호가 되어 침몰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권만 보이는 무정부 상태이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정부의 방역 실패 책임 회피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교모는 입장문에서 ‘집권당은 책임론 화살을 피하려고 야당과 특정 종교가 관련 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과 역할분담을 하여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대통령과 집권당의 제1차적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자유, 재산을 지켜 주는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지방정부 주도로 한국인 입국 절차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대한민국 외교부에 따르면 광둥성·랴오닝성·산둥성·산시성·상하이시·쓰촨성·장쑤성·지린성·톈진시·푸젠성·헤이룽장성 등 11곳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이근호 기자 spd13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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