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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왕사 불적답사길 "구도자의 발자취를 따라서"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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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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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스님은 천암스님을 하직하고 떠나 송강(松江)에 이르러 요당(了堂)스님과 박암(泊菴)스님을 찾아보았으나 그들은 감히 스님을 붙잡아 두지 못하였다.

 

그 해 3월에 대도 법원사로 돌아와 다시 지공스님을 뵈었다. 지공스님은 나옹스님을 방장실로 맞아들여 차를 권하고, 드디어 법의 한 벌과 불자 하나와 범어로 쓴 편지 한 통을 주었다.

 

백양(百陽)에서 차 마시고 정안(正安, 지공스님의 방장실)에서 과자 먹으니 해마다 어둡지 않은 한결같은 약이네. 동서를 바라보면 남북도 그렇거니 종지 밝힌 법왕에게 천검을 준다.

 

나옹스님은 답하였다.

 

스승님 차를 받들어 마시고 일어나 세 번 절하니

다만 이 참다운 소식은 예나 이제나 변함이 없다.

 

그리고는 거기서 한 달을 머물다가 하직하고, 여러 해 동안 연대(燕代)의 산천을 두루 돌아다녔다.

 

그 도행(道行)이 황제에게 들려, 을미년(1355) 가을에 성지(聖旨)를 받고 대도의 광제 선사(廣濟禪寺)에 머물다가, 병신년(1356) 1015일에 개당법회를 열었다.

 

황제는 먼저 원사 야선첨목아(也先帖木兒)를 보내 금란가사와 폐백을 내리시고 황태자도 금란가사와 상아불자를 내렸다. 이 날에는 많은 장상(將相)과 그들의 관리, 선비들, 여러 산의 장로들과 강호의 승려들이 모두 모였다.

 

나옹스님은 가사를 받아들고 중사(中使, 궁중에서 왕명을 전하는 내시)에게 물었다.

산하대지와 초목총림이 하나의 법왕신인데 이 가사를 어디다 입혀야 하겠는가?"

 

중사는 모르겠다고 하였다.

 

나옹스님은 자기 왼쪽 어깨를 가리키며, “여기다 입혀야 하오하고는 다시 대중에 물었다.

"맑게 비고 고요하여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찬란한 이것은 어디서 나왔는가?"

 

대중은 대답이 없었다.

 

나옹스님은 구중궁궐의 금구(金口)에서 나왔다하고는 가사를 입고 황제를 위해 축원한 뒤에 다시 향을 사르고 말하였다.

 

이 하나의 향은 서천의 108대 조사 지공대화상과 평산화상에게 받들어 올려 법유(法乳)의 은혜를 갚습니다.”

 

17(1357) 정유년에 광제사를 떠나 연계(燕薊)의 명산을 두루 다니다가 다시 법원사로 돌아와 지공스님에게 물었다.

 

이제 제자는 어디로 가야 하리까?"

 

지공스님이 말하였다.

"그대는 본국으로 돌아가 '삼산양수(三山兩水)’ 사이를 택해 살면 불법이 저절로 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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