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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화이야기] 온양온천의 전설 "학의 지혜와 온천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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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1.07.2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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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불교설화는

불교설화대사전 하권 우지편 일곱 번째 학의 지혜와 온천의 개발이야기입니다.

 

아득한 옛날 충청도 땅에 아주 가난한 절름발이 노파가 삼대독자 아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어려운 살림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노파는 아들 키우는데 온정성을 다했다.

 

어느덧 아들이 혼기를 맞게 되니 하루 빨리 손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노파는 매파를 놓아 사방팔방으로 혼처를 구했으나 자리마다 고개를 저었다. 가문도 볼 것이 없고, 살림도 넉넉지 못한데다 시어머니 마저 절름발이이니 누구도 선뜻 딸을 내주려 하지 않았다.

 

노파는 절름거리는 자신의 다리를 원망하면서도 실망치 않았다. 이러한 노파를 측은히 생각한 중매장이는 좀 모자라는 처녀라도 그냥 며느리로 맞자고 다짐을 받고는 아랫마을 김첨지 집으로 달려갔다.

 

그집에는 코찡찡이 딸이 있었기에 말만 꺼내면 성사가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런 소리 입밖에 두 번 다시 내지도 마슈. 원 아무리 사위감이 없기로소 홀어머니에다 절름발이 시어미니 집에 딸자식을 보내겠소?’

원 영감님두, 그노인이 다리 하나 저는게 흠이지 아들이야 인물 좋고 부지런하고 어디 나무랄데가 있습니까?’

! 까마귀똥도 약에 쓰려니까 칠산바다에 쩍 한다더니 코찡찡이 꼴에 꼴값하네.’

 

중매장이는 이렇게 퍼부으면서 이번엔 황영감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팔을 제대로 못쓰는 그 집 딸에게는 노파의 아들이 오히려 과분할 것 같아 자신만만하게 달려갔다.

 

가만 있자! 내 딸과 정혼을 하자구요?’

한동안 눈을 깜벅이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황영감은 이윽고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왜 너무 황송해서 그러시유?’

그게 아니구요. 팔을 못쓰는 내 딸이 그 집으로 들어가면 그집엔 반편들만 모였다고 남들이 얼마나 놀리겠소?’

원 그렇게 따지다간 따님 환갑 맞겠소, 환갑.’

 

이제 더 이상 알아볼 곳이 없다는 중매장이의 말을 들은 노파는 서글프기 짝이 없었다. 노파는 마지막으로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기로 결심하고 불편한 다리를 끌고 산사를 찾았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나뿐인 우리 아들 짝을 저해 주옵소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온 정성을 다해 불공 드리기 백일째 되던 날 밤, 깜빡 잠이 들은 노파의 앞에 관세음보살이 나타 났다.

 

쯧쯧! 정성은 지극하나 순서가 틀렸으니 일을 어이할까.’

순서가 틀렸다 하심은 무슨 말씀이신지 상세히 일러 주옵시면 다시 기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대의 아들이 장가를 못드는 까닭을 모르지는 않을 터인데...’

그야 어미된 제가 한쪽 발을 못쓰는 탓이옵니다.’

그렇다면 자네의 두 발을 온전히 쓰도록 빌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오나 무슨 수로 이 늙은 것의 다리를 고칠수가 있겠습니까?’

지성이면 감천이니, 지극한 정성으로 못 이룰 일 있겠느냐?’

 

이 말을 마친 관세음보살은 어느덧 바람처럼 사라졌다. 꿈을 깬 노파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싶어 관세음보살께서 일러준 대로 다시 불공을 시작했다.

 

관세음보살. 제발 이몸의 다리를 고쳐 주시옵소서.’

 

다시 백일째 되는날 밤. 난데없이 허공에서 우렁차고 경건한 목소리가 울려왔다.

내 그대의 정성에 감복하여 그대의 소원을 들어주리라. 내일 마을 앞 들판에 다리를 절름거리는 학 한 마리가 날아와 앉을 터인즉 그 모양을 잘 살펴보면 다리 고치는 비법을 알게 되리라.’

 

필시 기도의 영험이 나타날 것으로 믿은 노파는 그길로 캄캄한 산길을 더듬어 내려왔다. 이튿날 저녁나절이 기울 무렵, 하얀 학 한마리가 훨훨 날아와 논 가운데 앉았는데 정말 한다리를 절름대고 있었다.

 

그 학은 이상하게도 앉은 자리 근처를 뱅글뱅글 돌면서 껑충껑충 뛰고 있었다. 그렇게 하기를 사흘, 학은 땅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아 훨훨 날아가 버렸다.

 

이 모양을 지켜보던 노파는 하도 신기해서 급히 학이 뛰며 뱅글거리던 논둑으로 달려갔다. 논에서는 물이 펄펄 끓고 있었다.

아 뜨거! 아이 뜨거워! 옳지 이 물에 발을 담그면 낫는 모양이구나.’

 

노파는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근 채 이를 악물었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몸이 시원해 지기 시작했다. 노파는 신이 나서 열심히 발을 담구었다. 이렇게 십일이 되던날 신통하게도 노파의 절뚝거리던 발은 씻은 듯이 완쾌됐다.

 

노파는 기뻐 아들을 부둥켜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울었다. 마을에선 부처님의 가피를 받은 집이라하여 혼인 말이 빗발치듯 했고 그 아들은 예쁘고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하여 잘 살았다.

 

그리고 그 소문이 널리 퍼지자 뜨거운 물에 병을 고치기 위해 사람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이곳이 바로 오늘의 온양온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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