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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폐사터 임하리 '동삼층석탑'을 찾아서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3.08.21 11:00
조회수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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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가운데 서있는 임하동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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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하동 석탑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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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 옆에 있는 농가와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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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 농가와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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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과 산을 배경으로 본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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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측석탑의 2층기단 윗부분에 새겨진 연꽃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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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탑신석에 새겨진 문과 자물쇠 무늬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경북 안동 지역에는 지금도 유서깊은 많은 불교유적들이 있다. 그 가운데 한국의 목조건축물로 가장 오래된 봉정사의 극락전이 있는데 이는 1972년 보수 당시 발견된 상량문을 추정해 본 결과, 처음 건립연대는 1200년 이전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 있어 유명한 봉정사지만, 안동지역은 이 밖에도 수많은 불교유적이 즐비하다.

 

지금은 논으로 변해버린 임하면 임하동 마을의 논 가운데에는 마을 반경 500m 이내에 4기의 석탑이 여기 저기 흩어져 남아있어 매우 특이하다. 이곳은 현재 안동호 아랫쪽 임하호 서쪽에 자리하고 있고, 논 주변으로는 농가들이 흩어져 있으며 논 한 가운데 석탑들이 서있다. 석탑이 남아있다는 것은 이곳에 절 전각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한두동이 아니라 여러 동의 불전과 스님들이 살았던 요사채들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해본다면 임하동 일대는 대궐 건축물과 같은 대규모 가람이 빽빽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타깝게도 어느 시기에 절이 폐사되었는지 건축물은 다 사라져 버리고, 주춧돌과 기단 등 돌로 이루어진 것들만 땅속에 묻혀 남아있을 뿐이다. 더구나 부처님 사리를 모셨던 탑들은 허물어져 땅바닥에 나뒹구는 등 숱한 세월이 지나 지금 절터에는 흙이 쌓여 벼를 재배하는 논으로 변해있다.  

 

최근에 문화유산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되었는지  문화재 당국에서 논가운데 흩어져 있던 석탑들을 주어모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나마 복원해 놓아 그나마 다행이다. 비록 온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옛 전성기 때를 반추해 볼 수 있어 아쉬움을 달래줄 뿐이다.

 

처음에 탑을 세울 때는 귀한 돌을 멀리 채석장에서 구하여 이곳까지 운반하였을 것이고, 당시 으뜸 석수들을 수소문하여 그들로 하여금 정성을 다하여 다듬고 다듬어 세웠을 것이나, 그 값어치를 알아주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나니 석탑은 거추장스러운 돌덩이일 뿐이요, 하루 하루 먹고 살 곡식 수확을 방해하는 아무 쓸데 없는 폐기물이 되고 말았다. 

 

시대가 바뀌어 이 탑들이 문화재라는 이름를 받기는 하였지만, 이 유물들이 있는 곳의 주민들은 이 소중한 문화재의 값어치를 이해하고 있을 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문화재가 있는 땅은 함부로 다룰 수 없는 관계로 주변 농토처럼 제값을 주고 사고 팔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어쩌면 '원망스런 땅' 으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옛 영화는 간데없고, 비록 다시 세우긴 하였지만 주민들로부터 눈칫밥(?)을 얻어먹으면서 서있는 안동 임하면 임하동 폐사터의 석탑들 가운데 오늘은 임하동 동삼층석탑을 돌아보았다.

 

임하동 동삼층석탑은 여러 기의 석탑 가운데 동쪽에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이곳을 중심으로 작은 절이 있었는지, 아니면 크나큰 사찰의 일부분으로 부처님을 모신 전각 앞에 세워져 있었던 것인지 알수가 없다. 다만, 석탑에 석가모니 부처님 사리를 모셨을 것이라고 추측했던 어떤 도굴꾼들이 사리장엄구에 욕심을 내어 탑을 무너뜨리고 유물들을 훔쳐간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 이때 석탑이 무너지면서 파손되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삼층석탑의 몸돌과 지붕돌 들이 남아있는 점이다.  

 

현재 다시 세워진 석탑의 높이는 4.2m 정도이며, 기단의 2층에는 비교적 양호한 연꽃무늬가 화려하게 새겨져있다. 또한 부처님의 사리를 모셨을 것으로 생각되는 1층 탑신 남쪽면에는 문과 자물쇠 무늬가  돋을새김(양각)으로 잘 남아있다. 탑의 전체적인 형상은 경주 불국사탑과 같은 구성이지만, 세밀한 모습에서는 변화된 모습이 보이는데 가장 큰 특징은 지붕돌의 처마가 많이 짧아진 점이다. 꽃샘 추위 속 에서 만난 임하동 폐사터에 고즈넉하게 서 있는 임하동 동삼층석탑의 외로웠던 역사를 더듬어 보는 듯해 마음이 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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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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