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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 경기도 하남시는 고대 삼국시대 백제가 처음 도읍지로 삼았다는 설이 있는데, 그 근거로는 하남시 이성산성이 백제시대 쌓은 성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고대사를 연구한 학자들의 의견이 모두 같지는 않지만, 백제의 처음 도읍지가 바로 한강이 흐르는 남쪽의 요충지인 이곳에 산성을 쌓아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그 근처에 왕궁과 관가를 짓고 성을 쌓아 백성들이 살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근거가 옳다면 도읍의 근처에는 백성들의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신앙의 중심처로 서기 400년 대에 지어진 절도 있었을것이나, 현재 하남 위례성으로 추정되는 근처에서 절터가 발굴된 적은 없다. 그런데 확실히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하남시 이성산성 아래에는 오래된 절터가 있고, 그곳에 고려시대 초기로 평가되는 석탑도 있어, 어쩌면 그 절의 시작은 백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남시 춘궁동에는 고골 저수지 옆에 석탑이 2기가 서있는데, 하나는 5층이고 다른 하나는 3층이다. 두 석탑은 바로 옆에 세워져있지만,그 규모가 서로 달라 같은 시대에 세워진 것 같지는 않다. 탑의 규모로 보아서는 예부터 매우 큰 절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기는 하지만, 언제 창건되었다가 언제 없어졌는지도 알 수가 없었고, 그 절의 이름조차 알 수도 없었다. 다만 거대한 석탑이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짐작할 뿐이었다.
그런 절터에서 1983년 동사(桐寺) 신유광주동사(辛酉廣州桐寺) 흥국삼년(興國三年) 등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발견되어 문화재당국과 학자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동사(桐寺)에 관한 역사적 기록을 찾아보니, 그 연대는 고려시대 광종((949∼975)에서 경종 대(975∼981)에 걸쳐 창건 또는 중창된 것으로 추정하게 되었다.
이러한 유구를 확인하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발굴조사가 실시되어 1988년 탑의 주변에 거대한 금당(현재로 하면 대웅전)터와 불상을 모셨던 대좌(지름 5.1m)가 발굴되었다. 발굴된 금당의 초석을 근거로 건물의 규모를 추정해보면 그 크기는 신라 통일기 황룡사의 금당과 같은 크기의 건축물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이곳에 세워진 동사의 규모가 매우 컷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곳에 세워진 석탑은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은 아니고 신라시대 정형화된 석탑의 양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의 형식이다. 한국의 석탑은 신라시대 불국사 삼층석탑을 그 완성형으로 평가하는데, 불국사 삼층석탑이 기단 탑신 상륜부에 이르는 각각의 부재들이 크기와 비례가 서로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데, 이후 조성되는 모든 석탑은 이를 본떠서 만들다가 차츰 세월이 흐르면서 층수도 늘어나 5층 또는 7층으로 변하고, 탑을 이루는 부재별 비례감이 변하여 시대가 내려갈수록 높아지기는 하지만 그 비례감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게 변하여 왔다.
하남 춘궁동 동사(桐寺)터에 남겨진 2기의 석탑 또한 그런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서 층수가 변하고 비례감이 변한 모습으로 서있기는 하지만, 그 원류는 신라시대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인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더 아쉬운 것은 석탑의 상륜부가 없어져 탑의 마무리가 어떻게 생겼을 것인지 궁금하다. 고려시대에 들어가면 석탑의 상륜부도 보다 단순한 형태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동사(桐寺)터에는 이곳에서 발굴된 건물의 지붕을 덮었던 기와조각을 모아서 쌓은 기와조각탑이 남아있어, 본래 남겨진 2기의 석탑과 더불어 옛 영화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우리 조상님들은 옛부터 봉황을 새 중의 가장 귀한 새로 여겼다. 세상에서 봉황을 볼 수는 없지만 상상의 신비한 새인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내려 앉지 않는다고 하여, 이곳에 오동나무를심은 것은 바로 봉황을 살게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동사(桐寺))는 봉황이 사는 상서로운 곳에 지은 절로 당시에는 귀한 절 중에 가장 귀한 절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사 오층석탑은 보물 제12호, 삼층석탑은 보물 제 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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