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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설화 이야기] 도의선사가 만난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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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1.07.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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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불교설화는

불교설화대사전 하권 우지편 다섯 번째 도의선사가 만난 보살이야기입니다.

 

당나라 도의 선사는 강동 사람으로서 구주의 용흥사에서 수도하였다. 전신이 미려하고 골격이 청수하여 풍채는 사람을 놀라게 할 만하였다. 개원 24년에 향주에 있는 보수와 작반하여 오대산에 가서 청량사에 머물렀다. 두 사람이 성지를 찾아 동북으로 향하여 가는 도중 도의선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말세를 당하여 성현이 나타나지 않는데 이 오대산에는 보살의 자취가 남아 있어서 간 곳마다 신비한 경계가 가끔 보이고, 진금상호와 백호광명이 뜻밖에 나타난다 하거니와, 번뇌 망상으로 업장이 두터워 성인의 면목을 뵈올 수 없으니 가탄할 일이다.’

 

이렇게 탄식하면서 허공을 바라보고 머리를 숙이며 고달픈 줄도 모르고 일심 정념으로 여러 달을 다니면서 견고한 믿음이 조금도 해이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남대의 서북령에 다달았을 적에, 한 노승이 흰 코끼리를 타고 오는데 동안백발에 풍채가 엄연하였다. 두사람이 길을 피하면서 머리를 조아리니 바람처럼 지나가고, 머리를 들어 바라보았으나 간 곳을 알 수 없고, 따라가려 하였으나 찬 바람이 갑자기 일어나서 청량사로 돌아왔다.

 

이튿날 다시 서북령에 올라갔더니, 코끼리 탔던 노인이 육환장을 짚고 오다가 도의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대는 빨리 가면 낮 재에 참여할수 있으리라.’

스님은 어디로 가십니까?’

나는 태원에 있는 위씨 댁에 공야받으러 가는 길이다. 그대는 멀리 가지 말고 있다가 돌아오는 길에 만나자.’

 

도의 가 절을 하고 일어나니 그동안 노승은 이미 멀리 가고 말았다. 도의는 보수와 함께 정재소에 가서 낮 공양에 참여하게 되었다. 도의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이 말을 누설하지 말라.’하였다.

 

얼마 후에 두 사람은 승당에서 나와 숲속을 거니는데 보수는 앞서 가고 도의는 노인의 말을 생각하고 천천히 걸으면서 기다리었다.

 

문득, 누렁 장삼에 미투리를 신은 동자가 숲속에서 나와 도의를 보고 합장하고 말했다.

 

내 이름은 각일입니다. 스님의 분부가 구주의 의사리 도의선사를 청하여 차를 대접하라 하시나이다.’

 

도의는 보수를 불렀으나 어디 갔는지 볼수가 없었다. 혼자서 동자를 따라 북동쪽으로 백여 걸음을 가니 금교가 보였다. 다리에 올라 서서 바라보니 큰 절이 있는데 삼문과 전각과 승당과 담이 모두 황금빛이요, 복판에 삼층 누각이 있는데 금단청이 찬란하여 정신이 황홀하고, 땅은 모두 푸른 유리로 깔렸으매 어안이 벙벙하여 어찌할줄 몰랐다.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지성으로 나무 문수사리보살하며 몇마디 외웠더니 정신이 진정되었다.

 

동자를 따라 동쪽의 제일원에 들어가니 코끼리 탔던 노승이 승상에 앉았다가 말한다.

대사, 어서 오시오.’

 

도의는 위의를 갖추어 예배하고 꿇어앉아 일어나지 아니하였다. 노승이 동자로 하여금 붙들어 일으켜 자리를 깔고 앉게 하였다.

 

도의는 그제야 비로소 문안을 여쭈었다.

 

화상께서 공양을 받으시는 길에 불편은 없으셨나이까. 단월의 정성이 지극하더이까. 먼길을 어떻게 빨리 오셨나이까?’

 

대사, 길에는 불편이 없었다고 단월은 지성으로 대접하였고 길은 본래가 먼 것이 아니니, 돌아오는 것에 어찌 빠르고 더딤이 있겠소.’

 

화상은 무슨 법으로 사람을 교화하시나이까?’

 

봄 나무는 아미타불, 가을 꽃은 관세음보살.’

 

여기가 사바세계오니까, 극락정토이오니까?’

 

노승은 총채로 성상을 한번 치고 말하였다.

대사! 아는가?’

알지 못하나이다.’

그대가 알지 못한다는 것은 사바인가, 정토인가?’

 

제가 그 동안 산에 다닐 적에는 언덕이요 초목뿐이더니, 지금 이 곳은 금과 옥의 찬란한 누각과 전당이옵기에 정토인지 사바인지 알 수 업사오며, 범부와 성인을 분별할 수 없나이다.’

 

용과 뱀이 한데 섞이고, 법부와 성인이 함께 산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는가? 그대의 분별하는 소견만 없어진다면 성인과 범부가 어디 있겠는가?’

 

말을 마치자 동자는 약차를 따라 권했다. 도의가 차를 마시니, 이상한 향기와 아름다운 맛은 세간에 있을 수 없는 것이요, 먹고 나니 6근이 맑아 경쾌하기 비길 데 없었다.

 

노인은 동자로 하여금 도의를 인도하여 여러 곳을 구경시켰다. 동자를 따라 열두 곳의 큰 건물과 식당을 두루 다니며 보니, 많은 스님들이 경론을 토론하고, 혹은 잠자코 좌선하는 위의가 놀라운데, 몇 백, 몇 천인지 수효를 알 수가 없었다.

 

도의는 동행하던 보수가 앞서 가서 이 거룩한 회상에 참배하지 못한 것을 가엾게 생각하고, 문에 나가서 부르려고 하였으나, 돌아보니 절은 없어지고 쓸쓸한 수풀뿐이 아닌가.

 

그지 없이 탄식하면서 보수를 만나 돌아갔고, 그 뒤에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에 금각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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