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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摩尼) 수챗구멍[水竇]의 비유
옛날 어떤 사람이 남의 아내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처 일을 다 마치기 전에 그 남편이 밖에서 오다가 그것을 눈치채고, 문 밖에 서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죽이려고 하였다. 부인은 그 사람에게 말하였다.
“내 남편이 이미 눈치챘습니다. 다른 데로 빠져나갈 곳은 없고 오직 저 마니(摩尼)를 통해서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마니란 말은 제(齊)나라 말로 수챗구멍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수챗구멍을 통해 빠져나가라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마니를 마니주(摩尼珠)로 잘못 이해하고 그 구슬을 찾다가 그것이 있는 곳을 알 수 없자 이렇게 말하였다.
“마니주를 찾지 못하면 나는 결코 가지 않을 것이오.”
그러다가 얼마쯤 지나 그는 그 남편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범부들도 이와 같아서 어떤 사람이 “나고 죽는 가운데, 모든 것은 덧없고[無常] 괴로우며[苦] 공(空)하고 무아(無我)이니, 단(斷)과 상(常)의 두 가지 치우친 견해를 여의고 중도(中道)에 머물러야 한다.
이 중도에 머물면 해탈할 수 있다”고 말하면 범부들은 그 말을 잘못 이해하고, 곧 ‘세계는 한정이 있는가, 한정이 없는가? 중생은 나[我]라는 것이 있는가, 나라는 것이 없는가?’를 구하다가 마침내 중도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갑자기 목숨을 마치고 덧없게 죽어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니,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마니를 찾다가 남에게 죽임을 당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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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번역 : 동국대학교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백유경(百喩經) 존자 승가사나(僧伽斯那) 찬집 / 蕭齊) 천축삼장(天竺三藏) 구나비지(求那毗地) 한역
백유경 번역의 근간이 되는 것이 동국역경원의 번역물이라 판단되어, 내용을 인용하고 출처를 밝혀 서비스하기로 함"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 백유경(百喩經)을 번역해주신 이의 노고를 잊지 않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도록 번역해주신 공덕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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