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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던져 법을 구하는 설산 동자 (해인사 벽화)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2.04.29 10:11
조회수
7,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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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준비한 사찰벽화는 "몸을 던져 법을 구하는 설산 동자" 이야기 입니다.


한 수행자가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서 홀로 고행하면서 많은 세월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불교를 수행하는 천신 제석천은 그가 과연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굳은 믿음이 있는가를 시험하기 위하여, 나찰로 변해 히말라야로 내려왔습니다.

 

나찰은 수행자가 사는 근처에 와서 과거 부처님이 말씀하신 게송의 앞 귀절을 외웠습니다.

제행무상 시생멸법 (諸行無常 是生滅法)

모든 것은 무상하나니, 이것이 곧 생멸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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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이 눈을 내리감고 선정삼매에 들어있는 동자보살은 이 게송을 듣고 무한한 기쁨을 느껴, 자리에서 일어나 사방을 둘러 보았으나 이빨이 튀어나오고 뒤짚힌 눈알을 부라리며 곧 동자보살을 잡아 먹을듯이 하고 있는 험상궂게 생긴 나찰 이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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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 동자는 혹시 이 나찰이 전생에 부처님을 뵙고 이 게송를 들었을지도 모르며 그래서 들은 풍월로 외워댔는지도 모른다 생각한 설산동자는 나찰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디서 과거 부처님이 말씀하신 게송을 들었습니까? 외도(外道)의 법에는 이런 진리를 들을 수 있는 게송이 없소.”

 

나찰은 나는 그런 것은 모르오. 나는 여러 날 굶어 허기가 져서 헛소리를 했을 뿐이오라 말했습니다.

 

설산동자는 만일 그 게송을 전부를 내게 일러 주신다면, 나는 평생토록 당신의 제자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나찰은 당신은 지혜는 있어도 자비심이 없소. 남의 사정은 신경쓰지 않고 자기 욕심만 채우려 하고있소. 나는 지금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란 말이오라 말하였습니다.

 

설산 동자가 어떤 음식을 먹습니까?” 묻자 나찰은 내가 먹는 것은 사람의 따뜻한 피와 살덩이요. 그러나 나는 그것을 구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소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말을 들은 설산동자는 나머지 반의 게송을 마저 가르쳐 주기만 하면 나는 기꺼이 이 몸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나찰은 누가 당신의 말을 믿겠소? 겨우 게송 한 귀절을 듣기 위하여 귀중한 생명을 버리다니 도무지 믿을수가 없소.”라고 답하였습니다.

 

설산동자 어떤 사람이 질그릇을 주고 보배로 된 그릇을 얻듯이, 나도 이 허망한 이 몸을 주고 금강(金剛) 같은 진리의 몸과 바꾸려는 것이오. 시방삼세(十方三世)의 모든 부처님께서 그것을 증명해 주실 것입니다.”라고 답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나찰은 설산동자의 몸을 먹이로 얻기로 하고 나머지 시의 뒷 귀절을 외웠습니다.

 

생멸멸이 적멸위락 (生滅滅已 寂滅爲樂)

나고 죽는다는 것마저 멸해버리면 고요함을 즐거움으로 삼네.

 

시의 뜻을 다 알아들은 동자는 기뻐서 그지없이 좋아하여 여기저기 벼랑과 나무와 돌에 새겼습니다. 그리고 나무 위에 올라가 나찰에게 몸을 던지려 하였습니다.

 

그 때 나무의 신(樹神) 이 게송에는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물었습니다.

 

설산동자가 답하길 이 시는 과거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내가 몸을 던져 법을 구하는 것은 나 하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라고 말을 마치고 몸을 날려 나무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몸이 땅에 닿기도 전에 나찰은 곧 제석천의 모양을 나타내어, 그를 받아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이를 지켜 본 모든 천신(天神)들이 그의 발에 예배하고 그 지극한 구도의 정신을 찬탄하였습니다.


오늘 준비한 사찰 벽화 이야기는 몸을 던져 법을 구하는 설산 동자이야기와 관련된 벽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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