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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한 켠에는 박물관 조경의 조각품들처럼 솟아있는 석탑들이 있다. 이 석탑들은 고려시대 조성된 것들로 대부분 국보와 보물들로 지정받은 선조들의 혼이 담겨있는 보물들이나, 지금은 제자리를 떠나 박물관의 전시물로 박물관 정원의 조경물처럼 전시되어있다.
이 석탑들은 본래 각각 해당 절의 대웅전 앞에서 인간과 우주의 진리를 깨달아 이를 나타내 보이고자 한 부처님의 진리를 조형으로 표현하여 제작되었으나, 조선조 불교의 탄압으로 그 절들이 폐사되자 건물들은 다 무너지고 썩어 없어진 빈터에, 더러는 논밭으로 바뀌고, 더러는 잡초가 가득한 폐허 속에 나뒹굴게되었다. 그리고 조선이 망하여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임자없는 선조들의 귀한 작품들은 일본 제국주의 고관대작들의 정원 장식품으로 쓰기 위해 서울 경복궁으로 자리가 옮겨져 일본행을 기다리다가 갑자기 해방을 맞자 경복궁 한 켠에서 그저 오가는 사람들의 눈요기 거리가 되었던 것이다.
광복 이후에도 고려시대 석탑들은 수십년을 경복궁 안에서 보호(?)받고 있었는데, 구 총독부청사로 쓰던 국립중앙박물관을 허물고 용산에 다시 지으면서, 이곳 용산으로 함께 이전하였고, 박물관 주변에 산책로 겸 조경시설을 하면서 야외 전시장에 지금처럼 배치하게 된 것이다. 하나같이 빼어난 자태와 시대를 대변하는 예술성도 충분히 있으나,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군데군데 깨어져 나간채 세월의 풍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석탑이 제자리를 떠나와 그 본래의 가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서러운데 박물관에서도 산책로의 구석진 곳에 방치되듯 자리하고 있어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조차 이곳에 이런 보물들이 있는지도 모르고 스쳐 지나고 있으니, 국립 중앙박물관 정원석처럼 널부러진 고려시대 석탑들이 이대로 보호(?)되고 있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 하는 생각이든다.
국보급 탑 하나만 있어도 그런 절은 국가적 보호와 지원을 받건만 용산박물관 야외에 있는 이 탑들은 그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서 제자리에서 귀한 대접을 받을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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