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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물걸리는 아주 깊은 산골이다. 주변 산세가 높은 악산은 없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볼 때 승용차로 가기에도 먼 거리다. 물걸리(物傑里)는 만물이 모여드는 곳이라는 뜻으로, 예전에는 영서지방과 영동지방의 각종 생산물이 모여들어 동창(東倉)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다. 동창(東倉) 곧 동쪽 창고에 그득하던 물산이 있던 동네라서 그런지 지금도 동네가 제법 크다.
이곳에서 태어나 밭농사를 지으면서 살던 농민 전덕재 (81세) 씨는 젊은 시절인 1967년 밭갈이를 하던 중 쟁기에 걸려나온 금동여래입상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를 정직하게 문화재당국에 신고하였다. 이후 이곳은 강원도 기념물 제47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으며 물걸리옛절 보호구역 내에 석탑과 석불 및 광배 등 5점의 보물(1971.7.7.지정)로 지정되었다. 이를 살펴보면 보물 제541호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542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보물 제543호 불대좌(불상을 안치하는 좌대) 보물 제544호 불대좌 및 광배(부처님 좌대와 부처님 뒤에 세워진 보호 석판), 보물 제545호 삼층석탑 등이다.
이 밖에도 금동불상 여러 구가 발굴되었는데, 금동불상들은 국립춘천박물관으로 옮겨져 보호받고 있다.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로는 지붕에 얹혀있던 기와조각들과 고려시대 사용했던 청자조각, 조선시대 사용했던 백자조각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까지는 절의 명맥을 유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발굴되어 보호각에 안치한 석불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매우 공들인 불상과 좌대, 광배 등으로 보아 이곳이 영서와 영동지역의 중요한 창고인 동창(東倉)이 존재했을 만큼 꽤 사람의 왕래가 잦았던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절이름도 알 수 없이 '물걸리 절터(物傑里寺址)'로만 전하는 것이 아쉽다.
깊은 산골짜기 이러한 큰 절을 짓고 수도했던 스님은 어떤 큰 스님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이만큼의 불사를 이룩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재물이 들어갔을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그동안 쌓았던 공덕의 허물어짐이 야속해 보인다. 그 공덕의 산물들이 허물어지고 땅속에 묻히고 그 자취조차 없어지고 밭이 되기까지, 세월은 무심히 흘렀다. 한 때 찬란했던 물걸리절의 흥망성쇠의 유래가 그 언제인가 확인되는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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