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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추석 한가위 포항교도소 · 청송교도소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통하여 부모 은혜에 관한 대중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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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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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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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葉知秋(일엽지추)

山僧不解數甲子(산승불해수갑자) 

산 속의 스님은 갑자을축(甲子乙丑) 하며 

세월을 헤아리지 않아도

一葉落知天下秋(일엽낙지천하추) 

나뭇잎 하나 떨어지는 것을 보고 천하가 가을이 온 것을 안다


위의 게송은 회남자(淮南子‘설산훈편 說山訓篇’)의 ‘한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해가 장차 저무는 것을 알고, 병 속의 얼음을 보고 천하가 찬 것을 안다. 와 같이 가까운 것으로써 먼 것을 말하는 (見一葉落而知歲之將暮 睹甁中知氷而知天下之寒 以近論遠)라고 했다. 이것은 작은 일을 보고 전체를 살필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해서 한 말일 것이다. 또 이자경(李子卿)의 ‘추충부(秋虫賦)’에는 ‘한 잎이 떨어지니 천지가 가을이다.’(一葉落兮天地秋)라고 하였다. 소우주인 내 주위에 일어나는 자연의 현상을 보면서 대우주의 기운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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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을사년 추석 한가위를 맞아 청송 경북 제1일 교도소 법회 정문을 지나 초입 가는 길에 은행나무 가로수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지금까지 한없는 수용자 법우들이 지난날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하면서 인연에 따라 입소하고 퇴소하는 길을 반복하였으리라. 세간의 온갖 사연들을 짊어지고 안고 눈물의 가로수 길이라 생각에 잠시 나를 잊고 상념(想念) 젖어 들었다. 

이렇게 회개하고 참회하는 길에서 차를 잠시 정차하고 나를 이끌고 온 주인공을 생각하고 무념무상(無念無想)으로 최근의 인연들로 인하여 인정(人情)에 이끌러 탐진치 삼독심에 젖은 나 자신을 한없이 낮추며 방하착(放下著)하고 제행무상(諸行無常)함을 다시금 느끼게 하였다.  현재 나 자신의 허물 과욕(過慾)을 부리고 잊지 않는지 옛 선사들의 말씀처럼 ‘상대의 허물이 내 허물의 그림자’라는 말씀처럼 참회(懺悔)하며 수행자 본분사를 망각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또 반문하여 전자의 과욕(過慾)을 지향하고 필요한 것만 소유하는 과욕(寡慾)의 두 단어 중 어떠한 곳에 나 자신이 머물고 있는지 사유(思惟)하면서 한 생각 회광반조(回光返照)하였다. 


이러한 이 사연 있는 청송교도소 4개소 앞 뜰앞에 은행나무 가로수 잎들이 매년 이 계절에 순응(順應)하고 적응하기 자신의 겉모습을 떨쳐가는 자연의 이치를 보면서 나름 이곳에 수연(隨緣)되어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사무량심(四無量心)으로 자리이타(自利利他)행을 서원으로 근본 본성에 부합하여 하고 있는지? 또한 금강석 같은 여여(如如) 부동(不動)한 굳건한 신심(信心)으로 보현보살의 보현행과 문수보살의 지혜의 활인검(活人劍)을 잘 쓰고 있는지 회상(回想)해 보면서 이곳의 인연 20년 하고도 절반의 십 년이 더 흐른 지금 무슨 변화가 있는지 자각해 본다. 문득 그때 함께하였던 교정 교화 직원과 법우(法友)의 사람은 다 바뀌어도 교도소 풍광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는 것을 보면서 고려말 충신이자 삼은(三隱)의 한 사람이었던 야은(冶隱) 길재의 시가 생각 났다.


오백년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나라는 망하고 사람은 없어졌건만 자연은 옛 그대로 아름다우니 인간의 부귀영화란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음을 읊은 회고가(懷古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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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째 주 포항교도소 정기법회와 10월 첫째 주 청송 경북 제1교도소에 추석을 맞아 대승불교 일불회 내 포항교도소 불교분과위원회와 청송 대전사에서 준비한 공양을 준비하여 대중법회를 봉행하였다. 포항교도소는 불교분과위원회 정광 총무스님과 부산 용문사 포교원 청명스님께서 추석을 맞아 컵라면과 과일을 푸짐하게 준비하여 대기설법(對機說法)하여 추석에 조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설법하였다. 청송 북부 제1교도소는 소승이 매달 청송 대전사 사중(寺中)에서 준비해 주는 공양을 수용자 법우들에게 전달하고 이번에 부모은중경에 관한 내용을 설하고 그중에서도 10가지 은혜에 관한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공부하였다.


법회에 앞서 2시간 일찍 교도소에 도착하여 대중 법회 보는 강당에 몇 달 전 법회에 법회 중에 피아노 연주를 해보니 강당에 있는 피아노가 습한 기운에 오래도록 방치되어 있어 이번에 조율하시는 조율사를 대동하여 조율을 마치고 대중들에게 몇 곡을 연주하였다. 추석을 앞두고 공양물도 평소와 달리 많은 양을 준비하고 법회에 임하였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인사 말씀과 함께 서두에 이 세상에 태어나는 자식이 두 자식이 있다고 하였다. 먼저 부모에게 빚을 갚기 위해 태어나는 자식이 있고 둘째는 빚을 받기위해 오는 자식이 있다고 하였다. 오늘 계신 법우들은 빚을 갚으로 왔는가? 아니면 빚을 받으로 왔는지? ‘반문(反問)해 보시기 바란다’라고 하고 부모의 10가지 은혜에 관하여 간략하게 읽고 해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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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 주는 은혜

懷耽守護恩(회탐수호은)

2. 해산날에 즈음해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

臨産受苦恩(임산수고은)

3. 자식을 낳고 근심과 고통을 잊는 은혜

生子忘憂恩(생자망우은)

4.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아 먹이는 은혜

咽苦吐甘恩(인고토감은)

5. 진 자리 마른 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廻乾就濕恩(회건취습은)

6.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

乳哺養育恩(유포양육은)

7.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洗濁不淨恩(세탁부정은) 

8.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遠行憶念恩(원행억념은) 

9. 자식을 위해 나쁜 일까지 감당하는 은혜

爲造惡業恩(위조악업은)

10.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

究意憐愍恩(구경연민은)


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이칭(異稱)으로 은중경(恩重經), 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 불설부모은중경(佛說父母恩重經), 불설보부모은중경(佛說報父母恩重經대보부모은중경(大報父母恩重經) 등으로 불린다.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근기에 맞게 설하신 불교 경전에서는 보통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요의경(了義經)과 진리에 부합하지 않은 불요의경(不了義經)으로 구분하는데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중국에서 제작 찬술된 위경(僞經)이라고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3~14세기에 들어와 80여 종이 개판되었고, 한글 창제 후 다수의 언해본이 개판되어 유통되었다. 부모님의 은혜가 깊음을 알도록 십대은(十大恩)을 설하고 있고, 경의 내용을 설명하는 변상 판화가 같이 들어 있어서 유교의 『효경(孝經)』과 유사한 역할을 하였다.


위와 같이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 불요의경(不了義經)이라 하여도 자신의 존재를 있게 하는 근본 뿌리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방편이라 한다. 방편은 산스크리트어 ‘우빠야(upāya)’에서 유래했으며, 진리를 깨닫기 위한 수행법이나 중생을 진리의 세계로 이끌기 위한 임시적 가르침을 뜻한다. 대승불교에서는 보살이 중생의 근기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편을 베풀며, 이를 ‘천만방편’ 또는 ‘무량방편’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늘의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의 방편을 통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수용자 법우들이 안심입명(安心立命)을 얻고 선한 기운들이 동료와 교정 교화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나아가 그 가족에게도 전달되어 마치 『원각경』과 원효의 일심사상(一心思想)에서 유래한 불교적 진리의 통합적 구조를 설명하는 “일심이 청정하면 다신이 청정하고, 다신이 청정하면 시방중생과 국토가 청정하다는” 생멸문에서 진여문으로 나아가는 모든 존재와 현상이 본래 하나로 통합되는 ‘자성청정심’의 이치인 것이다. 오늘 일심 동행 함께하는 이 법회가 공업중생(共業衆生)의 연기법적(緣起法的) 사고관의 모든 현상과 존재가 서로 의존하고 인연에 따라 발생하고 소멸한다는 이치를 알아가는 추석 명절 법회의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아래 활구(活句)는 영덕태생 고려말 고승 나옹왕사께서 700여 년 전 게송으로 지금 여기 이 땅 인연 있는 모든 분 들에게 헌송(獻頌)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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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이치와 진실을 말하는 것, 그 모두 허망한데 

說妙談眞俱是妄

그 가운데 한 줄기가 난간 너머 잔잔하다 

个中一脉隔軒微

침침하고 고요한데 누가 볼 수 있는가 

沉沉寂寂誰能見

한 줄기 그 소리가 밝은 달에 실려오네 

一道聲和眀月來


나무 나옹왕사마하살!!!

영덕불교발전문화원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覺呑 현담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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