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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을사년 80주년 경찰의 날과 교정의 날을 보내면서 세간사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에 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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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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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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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當趣所愛 (부당취소애) 亦莫有不愛 (역막유불애)

사랑함을 가지지 말라. 미워함도 가지지 말라.

愛之不見憂 (애지불견우) 不愛見亦憂 (불애견역우)

사랑하면 못 만나서 괴롭고, 미워하면 만나서 괴롭다.

是以莫造愛 (시이막조애) 愛憎惡所由 (애증오소유)

그러므로 사랑을 짓지 말라. 사랑은 미움의 근본이니라.

已除縛結者 (이제박결자) 無愛無所憎 (무애무소증)

이미 이를 묶어 없애버린 자는 사랑도 미움도 없느니라.

 

위의 게송은 법구경16애호품의 게송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8가지 고통(,Dukkha) 즉 팔고(八苦)5번째, 애별리고 (愛別離苦)6번째 원증회고(怨憎會苦)의 일부 내용이다. 중생이 겪는 여덟 가지 괴로움으로

생고 (生苦)로서 이 세상에 태어나는 괴로움이며

노고 (老苦)는 늙어 가는 괴로움을 말하고 있으며

병고 (病苦). 병으로 겪는 괴로움을 말한다.

사고 (死苦). 죽어야 하는 괴로움이며

애별리고 (愛別離苦)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이며

원증회고 (怨憎會苦)이며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거나 살아야 하는 괴로움이며

구불득고 (求不得苦)로서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괴로움이고

오음성고 (五陰盛苦)((((()의 오음(五陰)에 탐욕과 집착이 번성하므로 괴로움을 말하고 있다.

 

위와 같이 불교 수행적 관점에서 바라본 고통은 욕망과 무지에서 비롯된다. 초기불교에서 고통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고통의 원인을 직시하며 이러한 고통을 소멸하는 8가지 바른 길(八正道)를 수행함으로써 고통을 극복하고 깨달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 Dukkha)는 불교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인간의 삶이 본질적으로 괴로움과 불만족으로 가득 차 있다는 가르침을 의미한다. 붓다는 고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는 것이 깨달음 즉 열반(Nirvana)에 이르는 핵심적인 과정이라고 가르쳤다.

 

또한 불교의 사성제(四聖諦, Four Noble Truths)에서 첫 번째 진리인 고성제(苦聖諦, The Truth of Suffering)는 삶이 본질적으로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단순히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실천적 철학을 제시한다.

 

불교에서는 고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집성제(集聖諦, The Truth of the Origin of Suffering)에서 설명한다. 붓다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인해 인간이 고통을 경험한다고 가르쳤다. 욕망의 집착(), 분노와 증오(), 무지와 착각()의 삼독심을 말하고 있다. 붓다는 단순히 삶이 고해의 바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건널 수 있는 8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성제 가운데 마지막의 도제에서 가르치는 여덟 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진 성스러운 길, 수단 또는 실천덕목세상을 바로보기(正見)으로 시작하여 바르게 삼매(正定)에 이르는 과정 이것이 팔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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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5년 을사년 1021일은 제80주년 경찰의 날을 보내고 한 주 지나서 1028일은 제80주년 교정의 날을 보냈다. 매년 기념하는 날이지만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에는 법무부 교정위원 중앙협의회 불교분과 위원장의 소임을 맡고 또한 영덕경찰서 경승(警僧)으로서 과분하게 김영섭 영덕경찰서장님의 추천으로 경북청으로부터 청장의 감사장을 받았다. 소승 2001년 청송제1교도소에 인연되어 교정위원으로 위촉받고 다음 해 영덕경찰서 경승으로 위촉받아 지금까지 법무부 교정위원과 경승으로서 전법도생의 본분사로서 부족한 소임을 다하고 있다. 위의 게송과 부연 설명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맺어지는 인연들로서 불교에서 8가지 고통을 직시하고 그것을 해결해 가는 것을 말하고 있다.

 

중국 전국시대의 초나라에서 유래된 명심보감』 「계성편에 있는 내용으로 참는 것이 덕이 된다는 가르침을 드러낸 게송에서 이런 게송이 있다.

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 (인일시지분, 면백일지우) “한 때의 분함을 참으면 백날의 근심을 면하리라.” 그리고 참으면 근심이 없어지고, 참을 인()3번이면 살인을 면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불교의 가르침 중 생인(生忍)과 법인(法忍)으로 구분하는데 생인(生忍)은 남이 나를 무시하고 욕하며, 때리고 해롭게 해도 성내지 않고 잘 참는 것이며, 법인(法忍)은 생로병사에 수반되는 추위, 더위, 굶주림, 희노애락과 같은 모든 인욕(人慾)을 공()으로 인식하며 번민이나 원망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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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인연 지어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세간의 과보로서 죄의 경중(輕重)에 따라 누구나 할 것 없이 경찰서나 교도소에 되어지는 것이다. 2600여년 전 부처님께서 보리수하에서 깨달음을 이루시고 붓다 사후 불교교단의 지도자 즉 선불교(禪佛敎)가 시작되어 마하가섭을 시작하여 27대 반야다라존자를 거쳐 중국불교의 선불교 초조가 28대 달마대사 이후 3조 승찬대사가 그 법을 받아 많은 선지식들에 불법을 전파하였다. 그 중에 핵심적인 저술이 신심명(信心銘) 첫 구절에 이런 게송이 있다.

 

至道無難(지도무난) 唯嫌揀擇 (유혐간택)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다.

但莫憎愛( 단막증애) 洞然明白(통연명백)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확연히 명백하다

 

지극한 도란 곧 무상대도(無上大道)를 말한다. 무상대도란 중도실상(中道實相)의 모습이다. 이것은 분별심이 없는 마음이라 하여 무분별지(無分別智)라고 하는데, 무분별지에 이르면 지도(至道)가 환하게 보인다는 말씀이 但莫憎愛( 단막증애) 洞然明白(통연명백)이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오직 간택하지 말라는 말이다. 간택이란 취하고 버리는 것을 말함이니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있으면 지극한 도는 양변(兩邊) 즉 변견(邊見)에 떨어져 마침내 중도(中道)의 바른 견해를 모른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세간법을 버리고 불법(佛法)을 취해도 불교가 아니며, 마구니를 버리고 불법을 취해도 불교가 아니다. 라고 한다.

 

또한 유교(儒敎)의 중용(中庸)으로 중()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미발(未發) 즉 희로애락(喜怒哀樂)이 감정이 발로되기 이전의 순수한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마음이 발해 모두 절도(節度)에 맞는 것을 화()라 일컫는다고 한다. 이러한 중화(中和)를 이루면 하늘과 땅이 제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라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우주 만물이 제 모습대로 운행되어 가는 것을 말한다. 중용(中庸)은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행동에서의 균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중심을 지키는 것이 중용의 핵심이다. 지나친 기쁨이나 과도한 분노는 마음의 평정을 잃게 만들며 이러한 감정의 극단을 피하고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사랑하고 미워하는 감정을 잘 조절하여 논어』 「憲問헌문修己以安人修己以安百姓하며 대학八條目팔조목의 개인의 인격 완성, 즉 자신을 닦고(修己), 관계된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治人) 군자의 길에 나아가며 불교에서 말하는 사성제(四聖諦)에서 도제(道諦)8가지 성스러운 길을 통하여 세간의 인연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세간을 맑히고 청정히 하면서 자신의 근기에 맞게 정진하는 것이다. 80주년 경찰의 날과 교정의 날을 맞아 관계된 모든 분들의 노고(勞考)에 축하와 감사드리며서 고려말 고승 영덕에서 태어나신 나옹왕사의 모든 분들에게 나옹왕사의 활구(活句) 올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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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然妙道會也麽 본래 그대로인 묘한 도를 그대 아는가

別處求之費力多 딴 곳에서 찾으면 헛수고만 하리니

但得廻光親蹋着 빛을 돌이켜 몸소 밟아보기만 하면

行行步步不離家 어디 가나 걸음마다 집을 떠나지 않으리라.

법무부 교정위원 중앙협의회 불교분과위원장  영덕경찰서 경승(警僧)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覺呑 현담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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