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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달 약천사 약명스님을 떠나보내며...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1.05.04 14:40
조회수
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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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生命若水泡空 사람 목숨 물거품처럼 빈 것이어서

八十餘年春夢中 팔십여 년 세월이 한바탕 꿈 이었네

臨終如今放皮袋 지금 이 가죽 부대 내던지노니

一輪紅日下西峰 한 바퀴 붉은 해가 서산을 넘어가네

 

위 게송은 13세에 양주 회암사에서 광지에게 출가하여 1337년 송도 전단원(栴檀園)에서 참선하다가 크게 깨달은 태고보우(13011382)스님으로 공민왕의 왕사와 국사로서 소임을 다하시면서 마지막 열반 게송이다.

 

위의 게송과 같이 함께 정진하시던 영덕 강구면 소재 약천사 약명스님께서 20여 년을 함께 하시다가 갑자기 세연이 다하여 홀연히 입적하였다. 2018년 지역의 용운사 정준스님께서 입적하시고 또한 다음 해 2019년 동궁사 연성스님께서 입적하시여 아쉬운 마음을 교계신문에 올린 적 있는데 지난 51일 약천사 약명스님께서 세연이 다하여 홀연히 경주 동국대병원에서 입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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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스님께서는 지역불교의 발전에 일조하시면서 대중화합에 모범을 보였으며 재정적으로 사찰도 신도에 의지하지 않고 자립을 하여야 한다면서 십 수 년을 양봉사업에 전력투구하고 강구 포교당과 달산 인곡에 가람을 손수 운영하였다. 근검절약하여 습관이 몸에 베여서 한 푼의 시주의 돈도 아끼는 모습은 모두 수행자가 본받아야 될 표상이다.

 

영덕 지역에 터전을 잡아 20여 년을 살면서 지역 불교현안에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신 스님께서는 근간에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아 동대병원에서 오온의 가죽주머니를 홀연히 벗어 버렸다. 이에 평소 소승이 좋아하는 김삿갓의 게송을 드러내본다.

 

衆鳥同枝宿 무리의 새들이 한 가지에서 잠을 자지만

天明各自飛 날이 밝으면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가는구나

人生亦如此 인생이 이러 할진데

何必淚沾衣 어찌하여 옷깃에 눈물 적시랴

 

불교의 인연생기(因緣生起)와 제행의 무상함을 드러내는 게송이다.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 생명 있는 모든 존재는 반드시 죽음의 문턱을 피해 갈 수 없으며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는 회자정리(會者定離)와 같은 이치(理致)인 것이다.

 

십 수 년을 함께 지역불교현황에 동참하고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면서 서로 간에 탁마(琢磨) 정진한 약천사 약명스님!!! 이 좋은 봄날 극락왕생을 두 손 모아 간절히 발원하면서 나옹왕사께서 신백대선사를 위해 영가에게 소참법문 한 내용을 올리면서 회향하고자한다.

 

신백대선사를 위해 영가에게 소참법문을 하다 爲申白大禪師對靈小叅

모든 법은 인연을 따라 생겼다가 諸法從緣生

인연이 다하면 도로 멸한다. 緣盡法還滅

63년 동안 허깨비 바다에서 놀다가 六十三年游幻海

인과를 모두 거두어 진으로 돌아갔나니 收因結果渾歸眞

근진根塵을 모두 벗고 남은 물건이 없어 根塵脫盡無餘物

손을 놓고 겁 밖의 몸으로 갔구나. 撒手便行劫外身

그 혼을 부르면서 말씀하셨다. 喚云中白尊靈

신백 존령尊靈은 과연 이러한가. 관연 그러하다면 還果如此麽 若果如此

생사에 들고 남에 큰 자재를 얻을 것이다. 出生入死 得

혹 그렇지 못하다면 마지막 한마디를 들어라 大自在 其或未然 且聽末後一句

밤이 고요해 거듭 달을 빌리기 수고롭지 않나니 夜靜不勞重借月

옥두꺼비()언제나 허공에 걸려 있네. 玉蟾常掛大虛中

南無阿彌陀佛 南無阿彌陀佛 南無阿彌陀佛

 

2021년 신축년 부처님오신달에 즈음하여

영덕불교문화원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현담 합장분향(合掌焚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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