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폭우’에 수도권 피해 속출…오후부터 그치고 비구름 충청·호남 이동
서울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9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릉교 인근 중랑천이 폭우로 인해 물이 불어나 인근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최악의 폭염이 꺾이며 뒤늦게 찾아온 장대비의 기세가 매섭다. 수도권과 경기 북부, 강원도 지역에 큰 피해를 준 폭우는 30일 오후부터 점차 그치기 시작하겠다.
이 비구름은 점차 남쪽으로 내려가 밤부터 충청과 호남 지역에 강한 비를 퍼부을 것으로 보여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오늘은 대체로 흐리고 가끔 비가 내리겠다"며 "서울과 경기·강원은 오후에, 경상도는 밤에 그칠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30일까지 예상 강수량이 서울,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에서 100~2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강수량이 많게는 250㎜에 이르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남부에는 50~100㎜ 규모의 비가 내리겠으며, 많게는 150㎜를 넘어서는 곳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원 영동과 충청도, 경북 북부, 전라도, 서해5도의 예상 강수량은 30~80㎜다. 경북 남부와 경남, 제주도, 울릉도·독도에는 비가 10~50㎜ 내릴 전망이다.
이날까지 서울 경기,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 이날과 31일 사이에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침수도 잇따랐다.
전국적으로 총 98가구 14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서울 은평구와 경기 포천에서 36가구 48명은 인근 주민센터와 마을회관에 대피해 있다. 180가구 302명이 일시 대피했다. 이 가운데 83가구 149명은 귀가했다. 나머지는 인근 숙박업소와 마을회관에 대피 중이다.
침수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인천·경기지역의 주택과 상가 1437곳이 물에 잠겼다. 석축과 담장 110곳이 무너졌고 토사유출도 3건이 발생했다. 석산 소하천 제방이 유실돼 복구가 완료됐다. 전국에서 농작물 635.7ha가 침수되고 농경지가 3.9ha가 매몰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25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서울과 경기북부에 다시 강한 비가 내림에 따라 산사태와 축대 붕괴, 토사 유출, 침수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