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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가 왕녀를 사모한 비유
옛날 어떤 농부가 도시[城邑]에 나가 다니다가 세상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아름다운 용모를 가진 그 나라 왕의 딸을 보고는 밤낮으로 사모하여 그리운 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서로 정을 통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얼굴빛이 노랗게 되는 중한 병이 들었다.
여러 친척들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가 대답하였다.
“내가 지난번에 왕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서로 정을 통해 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 병이 되었습니다. 만일 내가 이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틀림없이 죽을 것은 뻔합니다.”
친척들이 말하였다.
“우리가 너를 위해 좋은 방법을 써서 그 여인을 얻게 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
그 뒤에 그들이 다시 와서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이 너를 위해 일이 잘 성사되게끔 하였으나, 다만 왕녀가 그렇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농부는 이 말을 듣고 빙긋 웃으면서 말하였다.
“틀림없이 될 것입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도 이와 같아서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등의 절기를 구분하지 않고 겨울에 땅에 종자를 뿌려 그 결실을 얻고자 한다면, 부질없이 힘만 쓸 뿐 아무런 소득이 없을 것이며, 게다가 싹ㆍ줄기ㆍ가지ㆍ잎까지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조그만 복을 짓고서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여, 곧 보리(菩提)를 이미 증득하였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마치 농부가 왕녀를 제 아내로 만들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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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번역 : 동국대학교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
백유경(百喩經) 존자 승가사나(僧伽斯那) 찬집 / 蕭齊) 천축삼장(天竺三藏) 구나비지(求那毗地) 한역
백유경 번역의 근간이 되는 것이 동국역경원의 번역물이라 판단되어, 내용을 인용하고 출처를 밝혀 서비스하기로 함"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경전 백유경(百喩經)을 번역해주신 이의 노고를 잊지 않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도록 번역해주신 공덕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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