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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담(古潭)
봄이 가고 가을이 오고 몇 해나 지났던가
春去秋來知幾年
맑고 깊고 말이 없어 공겁보다 먼저이다
澄深無底劫空先
매번 큰 물결을 겪으면서도 언제나 이와 같이
每經淘汏常如此
맑고 고요하며 가득히 고여 그 자체 완전하다
湛湛溶溶一體全
위의 게송은 700여 년 전 나옹왕사(1320∼1376)께서 남기신 깨달음의 활구(活句)이다. 인간 근본 본성(本性)에 관한 세간에 머물면서도 물들지 않는 연꽃(佛性)과 같은 여여부동(如如不動)하고 청정한 자성(自性)의 자리를 게송으로 드러내고 있다. 본성(本性)은 불교에서는 불성(佛性, 산스크리트어: Buddha-dhātu)은 '부처[佛]의 본성[性]', '깨달음[佛 · 보리] 그 자체의 성질[性]', 또는 '부처[佛]가 될 수 있는 가능성[性]'을 뜻하는 불교 용어이다. 불성은 여래장(如來藏, 산스크리트어: Tathāgatagarbha)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대승불교 경전인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서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 일체의 중생은 모두 불성을 갖는다)이라고 언명하여 이러한 사상을 명백히 표현하고 있다.
‘당신을 만나러 가는 행복한 길
편히들 주무셨나요?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운동할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봅시다.
출발하세유’
십수 년 영덕 해맞이 조기축구회 휴일 아침 기상 휴대폰 알람 문자이다.
오늘은 2025년 8월15일 국경일 80주년 광복절을 이른 아침 영덕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맞이했다.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고, 조국의 독립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는 날로 나라의 주권을 다시 회복했다는 뜻깊은 날이다. 한자로 ‘빛 광’(光)과 ‘되찾다 복(復)’을 합친 말로, 어둠 속에서 잃었던 빛을 되찾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하는 마음과 인생 후반기 삶에서 나 자신을 뒤돌아 보고 나를 관조(觀照)하여 함께 더불어 일심 동행 살아가는 회원 모두가 마음을 내는 날이었음 한다.
이 뜻깊은 광복절에 김영섭 영덕경찰서장님께서 ‘영덕 해맞이 조기축구회’와 ‘567샤크(shark)축구클럽[회장:경요한]’ 회원분들에게 광복절을 기념하여 서장님께서 아침 운동 후 갈증 해소에 이온 음료인 포카리스웨트 시주하였다. 무더운 날씨에 운동 후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 서장님과 영덕 경찰 가족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마셨다. 배려하는 마음과 나눔의 미덕은 영덕 해맞이 조기축구회원 모두가 평소 몸소 실천하고 있다. 아침 운동 후 잠깐의 휴식 시간에 커피 한잔의 여유로 차담의 시간을 가진다. 일주일 힘든 주중의 시간을 보내고 운동 후 회원 간에 마주하는 시간 소통하고 화합하는 정겨운 시간이다. 운동 중에 골을 넣은 분이나 아침 기상 후 컨디션이 좋은 분께서 찻값을 지불한다. 또한 자리를 옮겨서 콩나물 국밥이나 국수 한 그릇으로 운동 후의 아쉬움의 정을 나눈다. 그 자리도 돌아가면서 카드 결재를 하여 해맞이 조기축구회원 모두가 서로 주머니를 열어 나눔의 미덕을 드러내고 있다.
소승 영덕경찰서 경승(警僧)으로서 소임을 맡고 있다. 경승제도는 1987년 경승제도가 공식화 된 이후 경승(警僧)은 경찰불자의 신행을 돕고 경찰 포교 전담을 담당하며 부처님의 사상과 불교를 알려서 경찰 직원 모두가 마음의 위안을 얻고 삶의 활력소를 찾으며 공정한 법 집행을 하는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목적이 있다. 이에 소승은 영덕 경승으로서 그 본분사를 다하지는 못했지만 부임하시는 서장님과 가끔 뵙고 차 한 잔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번 김영섭 영덕경찰서장님께 그런 인연으로 소승이 좋아하는 축구인들에게 관심을 드러내어 음료수 공양을 내신 것이다. 서장님께서 이번에 본분사를 다하시고 퇴임의 시간이 다가와서 서장님과 근간 두 차례 공양의 시간을 가졌다. 평소 철저한 자기관리와 직원 간의 소통과 화합에 힘써와서 지역 치안 책임자로서 계시는 동안 영덕군민의 안녕과 평안을 무탈하게 그 소임을 마치고 회향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지 난 해 2024년 8월26일 제74대 영덕경찰서장으로 부임하여 임기 시작과 함께 소승의 사찰을 방문해 주시고 또한 영덕경찰서에서 지역 스님들과 다과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년 가까이 지나 아쉬운 이별의 날들이 다가오고 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라 누구라도 만나면 헤어짐이 마련이지만 평소 이심전심(以心傳心), 심심상인(心心相印)과 같은 함께 일심 동행 정진하는 도반(道伴)으로 생각되어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그런 돈독한 우정(友情)을 나눈 분이었다고 생각된다. 진정한 친구란 독립된 각 개체의 육체이지만 하나의 영혼이 깃든 마음과 마음이 계합(契合)하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고 말없이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사이이다. 마치 부처님께서 연꽃을 들어 보이며 묵언으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할 때, 가섭존자만이 그 뜻을 알아차리고 미소를 지었다는 염화미소(拈花微笑)의 이심전심(以心傳心)과 심심상인(心心相印)의 도리를 알 수 있는 진정한 도반이라 생각한다.
처음 청정하고 덕 높은 영덕에 부임하여 첫 만남에서 이러한 마음을 담아 소승과 인연 있는 나옹선사의 서체를 평생 연구하신 사농 전기중 선생님께 취임 축하의 족자 한 점을 부탁하여 드려 선물한 것이 생각난다. 김영섭 영덕경찰서장님의 존함에서 지역 치안의 책임을 맡은 본분사의 소임을 드러내어 읽을 수 있도록 선물을 드리는 족자의 내용은 현영섭벌제악(賢英燮伐諸惡)으로 ‘현영(賢英)의 뜻의 내용은 어질며 재치가 있고 덕행이 뛰어난 분을 나타내며, 섭벌(燮伐)의 뜻은 협동(協同)하여 정벌(征伐)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여기에 위의 서두(書頭)의 게송으로 영덕 경찰서장의 막중한 직분로서 제악(諸惡) 모든 악행이나 흉악한 일들을 덕행(德行)으로 정벌(征伐)의’ 의미가 있는 뜻으로 드렸는데 영덕 치안의 수장으로서 그간 1년 여의 막중한 소임을 원만하게 다하시고 떠나시게 되었다. 평생 멸사봉공(滅私奉公),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보현행을 드러내신 서장님께서 경찰 공직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사시길 건승(健勝) 기원하면서 고려말 영덕에서 태어나신 불교계의 고승 나옹왕사와 대 유학자이신 목은 이색의 두 편의 시를 헌시(獻詩)하고자 한다.
옥계(玉磎)
티 없는 바탕은 지극히 영롱한데 無瑕正體極玲瓏
양쪽 언덕에는 맑은 바람 솔솔 불며 지나간다 兩岸淸風細細通
한 자 구슬의 물결치는 광채는 누가 값을 정할 것인가 尺璧波光誰定價
신령한 근원은 깊고 멀어 무궁함을 내 놓네 靈源深遠出無窮
여강(驪江)
천지는 끝이 없고 인생은 유한하지만 天地無涯生有涯
돌아가고픈 마음 넓고 크지만 어디로 갈까 浩然歸志欲何之
여강(驪江)한 굽이에 산은 그림 같은데 驪江一曲山如畵
절반을 단청같이 곱고 절반은 시와 같네 半似丹靑半似詩
영덕 해맞이 조기축구회장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 覺呑 현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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