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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자년 언택트(Untact) 마음으로 먹는 새알 동지법회를 맞이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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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등록일
2020.12.16 10:54
조회수
6,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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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의삼보하옵고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경자년도 어느 듯 보름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해 12월 중국에서 발병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인 코로나19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국내에서도 누적확진환자 4만여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여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상생활에 심각한 변화로 코로나19’우울감(blue)’이 합쳐진 코로나 불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지난 1여 년 동안 모두들 힘들 나날들을 보내고 있고 지금 현재 진형행이다. 이 시간에도 하루 확진자가 1000여 명이 넘어서고 있어 언제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어 현재 영국에서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조만간 국내에서도 접종이 시작 신축년 상반기에는 마스크를 벗어 일상으로 돌아가는 기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힘든 경자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1221일은 24절기 중의 하나로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를 맞이하게 된다. 또한 이 날을 기점으로 짧아지던 낮의 길이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며 동지를 일양시생지일(一陽始生之日)이라 하여 양()의 기운이 비로소 시작되는 날이라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음의 기운보다 양의 기운이 차츰 차 오 를 때 코로나19가 진정되어 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전염병이 유행 할 때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하며, 팥의 붉은 기운이 악귀를 물리치고 팥죽을 먹으면 마음 가운데 악한 기운이 사라진다고 믿었다. 우리가 동지기도를 드리는 목적은 세간의 행복과 더불어 구경에는 무루의 복인 출세간의 영원한 안락을 위해서인데, 복된 생활이란 어두운 마음을 몰아내고 광명을 찾아 밝은 삶을 살고자 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팥 자체에 큰 영험이 있어 코로나19의 확진자가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 흩트려지는 마음의 고삐를 당겨 건강한 몸과 마음의 자세를 청결 유지하면서 생활 속에 사람과 사람사이 간격을 유지하고, 외출 후 손을 자주 꼼꼼히 씻고, 기침할 때는 옷소매로 가리고, 생활의 공간을 매일 환기하고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나와 인연된 사람들과의 관계는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만은 가까이 안부를 묻고 이러한 각자가 방역을 지키면서 일상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다.

 

보왕삼매론에 이르길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서 양약을 삼으라하셨으며, 또한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말씀하시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인하여 겪는 고통을 제법(諸法)의 무상(無常)함을 직시하고 안주하는 마음을 각자 스스로 회광반조(回光返照)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불가(佛家)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산스크리트 Sahā에서 유래한 것으로, 음역하여 사하(沙河색가(索訶)라 하고, 의역하여 감인(堪忍능인(能忍)즉 고통의 세계라 한다. 인계(忍界),인토(忍土)등으로 불렀으며, 석가모니 부처님이 교화는 경토(境土)를 말한다. 따라서 부처님이 섭화하는 경토인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사바세계(Sahā-lokadhātu)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탐((()삼독(三毒)의 번뇌를 겪어내야 하고, 오온(五蘊)으로 비롯되는 고통을 참고 살아야하는 세계라 한다.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는 미계(迷界)가 바로 불계(佛界)라고 하기도 한다. 법화경에는 석가불은 이 세상의 영취산 위에서 법화경을 주장했다고 하므로, 그 설법의 장소를 영산정토(靈山淨土)라고 하여 사바세계 중에 존재하기 때문에 사바는 곧 석가불의 불국토(佛國土)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 평생 살아가면서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오늘과 같은 고통이 다시는 없어야 하지만 코로나19를 통해서 다시금 자신의 자리에서 한 번쯤 자신을 뒤돌아보고 이웃을 생각하고 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삶의 지혜를 체득하였으면 한다.

 

이 번 동지법회는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불자 간에도 조용히 대중법회보다 조용히 부처님을 참배하고 마음은 가까이 하지만 몸은 각자 스스로 언택트(Untact)하는 동지법회가 되었으면 한다. 조만간 코로나19의 치료제와 백신을 접종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종식되어 이 고통으로 부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된다. 모두들 이 번 동지는 언택트(Untact) 마음으로 먹는 새알 법회가 되길 바란다.

 

랜터 윌슨 스미스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시를 옮기면서 경자년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모두가 건강한 삶 행복한 가정되시길 발원해 본다.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는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나게 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너에게 미소 짓고 하루하루가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

세속의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록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가슴에 품어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너의 진실한 노력이 명예와 영광 그리고 지상의 모든 귀한 것들을

네게 가져와 웃음을 선사할 때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지속될 일도 가장 웅대한 일도

지상에서 잠깐 스쳐가는 한 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영덕불교사암연합회장 서남사 주지 현담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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