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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착문희 선사 문수보살 친견 벽화 (해인사벽화)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2.05.06 09:44
조회수
5,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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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벽화는 “무착문희 선사 문수보살 친견 설화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벽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당나라 때 선승으로 이름을 날린 무착 문희 선사가 발심하여 중국 오대산으로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하여 먼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무착 문희 선사는 어려서 출가하여 무착(無着; 821-900)이라는 법명을 받아 계율과 교학을 공부하다여 지금의 섬서성 서안인 옛 장안 근교에 있는 종남산 운화사에서 화엄경을 배운 학승이자 선승으로 화엄종의 제4조인 징관의 제자였습니다.

 

무착선사는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하여 산서성에 있는 해발 3천미터나 되는 봉우리들로 둘러쌓인 오대산으로 들어가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100일 기도에 들어갔습니다하루는 식량이 떨어져 마을에 내려가 양식을 탁발해 올라 오다 소를 몰고 가는 한 노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노인의 모습이 범상치 않음을 보고 한참을 뒤쫓아 가다 보니 전혀 보지 못했던 웅장한 절 한 채가 나타났습니다.

 

노인이 문 앞에서 균제야!” 하고 부르니 한 동자가 뛰어나와 소고삐를 잡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방안에 따라 들어가 노인에게 인사를 드렸더니, 동자가 보통 세상에서 맛볼 수 없는 아주 향기로운 차를 한 잔 내왔다.

 

노인이 묻기를

 

- 자네는 오대산에 무엇하러 왔는가?

 

무착은 답하였다.


- 저는 문수보살을 친견하여 그 가호를 얻고자 찾아왔습니다.

 

노인이 말하길


- 자네가 가히 문수를 만날 수 있을까? 자네 살던 절에는 대중은 얼마나 되고 어떻게 살아가는가?

 

무착이 답하며 말하였다.


- 300여명 되는 대중이 경전도 읽고 계율도 익히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곳은 어떠한지요?

 

노인이 답하길


- 전삼삼 후삼삼(前三三 後三三)이요, 용과 뱀이 뒤섞여 산다네.(龍蛇混雜 凡聖交參)

 

무착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느 새 밖은 어두워져서 무착은 노인에게 하룻밤 쉬어갈 것을 청하였더니 애착이 남아 있는 사람은 이곳에서 자고 갈 수 없네.’하고는 동자에게 배웅하게 하고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둑해진 길가에 나와서 무착은 동자에게 물었습니다.

 

- 아까 노인에게 이곳 대중의 수를 물었더니 전삼삼 후삼삼이라고 하시던데 도대체 무슨 뜻인가?

하고 물으니,

 

동자가 큰 소리로 무착아’! 하고 부르니 엉겁결에 . 하고 대답하자’,그 수효가 얼마나 되는고?’

하며 동자가 다그쳐 묻는 것이었습니다.

 

무착은 또 다시 말문이 막혀 동자를 쳐다 보며 이 절 이름은 무엇입니까?묻자, 동자가 답하길 반야사(般若寺)라고 합니다.하며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니 웅장하던 절은 금시에 간 곳이 없었습니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동자도 사라지고 없는데, 허공에서 한 귀절 게송이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면상무진 공양구 (面上無瞋供養具)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구리무진 토묘향 (口裡無瞋吐妙香)

부드러운 말 한 마디 미요한 향이로다

 

심리무진 시진보 (心裡無瞋是眞寶)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무염무착 시진여 (無染無垢是眞常)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

 

문희 선사는 이렇게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서도 알아보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무착은 더욱 수행에 힘써 앙산 선사(仰山; 840~916)의 법()을 이어받아 대자유인이 되었습니다.


벽화는 이후 무착 선사가 동짓날 팥죽을 쑤고 있을 때 김이 나는 죽 속에서 문수보살이 나타나는 모습이 그려져있는데요.

 

어느 해 겨울, 동짓날이 되어 팥죽을 쑤고 있는데 김이 무럭무럭 나는 죽 속에서 거룩하신 문수보살이 장엄하게 나타나서는 무착은 그 동안 무고한가?’ 하며 인사말을 건냈습니다.

 

그런데 무착스님은 무엇을 생각했는지 팥죽을 젓던 주걱을 들어 문수보살의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갈기는 것이었습니다.

 

문수보살은 놀래어 어이, 무착 내가 바로 자네가 그렇게도 만나고 싶어하던 문수일세 문수야!”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받은 무착스님은 문수는 문수요, 무착은 무착이다.” 만일 문수가 아니라 석가나 미륵이 나타날지라도 내 주걱 맛을 보여주리라. 하고 대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문수보살은 쓴 꼬두박은 뿌리까지 쓰고 단 참외는 꼭지까지 달도다. 내 삼대겁(三大劫)을 수행해 오는 동안 오늘에사 괄시를 받아 보는구나.’ 하는 말을 마치고 슬며시 사라져 버렸습니다.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해 오대산 금강굴에서 기도를 하고, 또 문수보살을 원불(願佛)로 모시고 다녔던 무착이었건만 깨달음을 성취한 뒤에는 문수보살이 스스로 나타나셨어도 도리어 호령을 하고 주걱으로 얼굴을 갈긴 것이었습니다.

 

훗날 휘호로 붙은 이름 그대로 무착(無着)” 어디에도 집착함이 없는 경지에 올라, 다시는 문수의 모습에 끌려다니는 일이 없어, 통쾌하기 이를 데가 없는 모습이며, 사리분별을 떠나 진리를 체득한 선사들의 모습입니다.

 

오늘 준비한 사찰 벽화는  무착 문희 선사 문수보살 친견 설화 이야기와 관련된 벽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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