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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선사와 호랑이(해인사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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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8.26 09:56
조회수
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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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벽화 해인사에 그려져 있는 벽화로 “백련선사와 호랑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벽화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살을 에이는 듯한 세찬 바람에 나무들이 울어대고 눈보라마저 휘몰아치는 추운 겨울밤 칠흑 어둠을 헤치고 한 스님이 해인사 큰절에서 백련암을 향해 오르고 있었습니다스님의 법명은 백련 가야산 깊은 골에 외따로 암자를 세워 자신의 법명을 붙여 백련암이라 칭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암자를 비우면 어린 동자가 홀로 암자를 지키며 스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오늘도 큰 절에서 주무시고 가라고 붙잡았지만 스님은 막무가내였습니다사위가 어둠에 쌓인 산길을 걷는 스님의 발길은 험한 날씨에 더 무겁기만 했습니다. 잠시 서서 숨을 돌리는 백련스님의 눈앞에 호랑이가 나타나 소리를 질렀습니다.

 

스님은 놀란 마음을 가다듬은후 엄한 목소리로 호랑이를 꾸짖었습니다

너는 산중의 왕이요, 영물이거늘 어찌 밤중에 사람을 놀라게 하느냐.”

 

호통을 들은 호랑이는 더 큰소리로 울부 짖었습니다언제까지 지켜볼수 없자 스님이 호랑이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호랑이는 어서 업히라는 듯 스님 앞에 자기 등을 갖다 대었습니다스님은 기특한 일이라 여겨 호랑이 등에 올라타니 눈깜짝 할 사이에 백련암에 당도하여 스님을 내려주었습니다. 이후 백련스님과 동자 호랑이는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백련스님은 호랑이에게 이제 불제자가 되었으니 절대 살생을 해서는 안되며 동자와 함께 화목하게 지내고, 짐승이지만 불자가 된 이상 예불에도 참석하도록 하여라.”말했습니다.

 

백련암 식구가 된 호랑이는 동자와 친형제처럼 정이 들었습니다그러던 어느 여름날 백련스님은 마을에 내려갔고 호랑이는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습니다.

저녁밥을 하러 부엌에 들어간 동자는 산나물을 다듬다가 칼로 손을 베고 말았습니다. 빨간 피가나고 쓰리고 아팠으나 동자는 붉은 피가 아까웠습니다.

 

기왕 흘러나온 피니 호랑이에게 먹여야지 하며 아픈 것을 참고 호랑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맛있게 익은 머루를 한웅큼 따가지고 돌아온 호랑이를 동자는 반갑게 맞으며 피투성이 손가락을 내밀며 빨아 먹으라 권했습니다호랑이는 고개를 설레 설레 내저었지만 동자는 이건 살생이 아니니 먹으라 자꾸 졸라 댔습니다호랑이는 할수 없이 피를 빨아 먹기 시작했고 처음 사람의 피맛을 본 호랑이는 정신을 못차리고 동자의 손가락을 깨물고 호랑이의 본성을 드러내 동자를 아주 잡아 먹고 말았습니다.

 

동자를 다먹고 한잠을 푹 자고 난 호랑이는 그제서야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구슬피 울기 시작했으나 동자의 모습은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그날밤 뒤늦게 돌아온 백련선사는 이 일을 알고 대노하여 주장자를 불호령과 함께 번쩍이니 호랑이 한쪽발이 부러졌습니다호랑이는 구슬피 울면서 백련암 근방을 배회하다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다시는 사람 눈에 띄지 말라는 스님의 말에 따라 지금도 호랑이는 산속 깊이 살며 한발을 다쳐 발자국이 외길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오늘 준비한 사찰벽화는 해인사 대적광전에 그려진 “백련선사와 호랑이” 이야기와 관련된 벽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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