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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교도소 자비사 부처님을 일깨우다
작성자
최고관리자
등록일
2023.10.04 10:08
조회수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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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이성두

저 꽉 찬 달

묵언이면 어 떠 하리


금빛 가루

그윽한 세상


과실은 이날을 기다려

일 년을 자랐고


바람은 이 계절을 위하여

코스모스를 피우고


사람은 정을 나누기 위해

추석을 지었다


인연과 인연 사이

기쁨이 풍요로운데


오늘은 당신 마음에도

휘영청 달이 뜹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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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듯 가을정취가 물씬 물들어 가는 풍요로운 계절이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달 9월27일 포항교도소 자비사(慈悲寺) 법당 문을 활짝 열고 십 수 년 만에 처음으로 법회를 봉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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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포항교도소가 개소하고 그 다음해에 소승이 위덕대학교 불교학과에 인연 있는 원력이 있는 대중스님들을 소개하여 종교위원에 위촉되어 사회복귀과 2층의 한 공간을 이용하여 부처님을 모시고 자비사 법당 점안법회를 매주 봉행하였는데 법회에 동참하는 수용자 법우들이 많아지는 관계로 장소를 옮겨 대중강당에서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매주 법회를 봉행하고 자비사 법당은 그대로 지금까지 문을 닫고 있었다. 


금 번 소승이 강당에서 대중법회 주관하던 중에 자비사 법당에서 법회를 주관하기로 담당분과 협의하여 처음으로 추석명절 전에 이렇게 법회를 주관하게 되었다. 겹겹이 쌓인 먼지를 청소하고 일념으로 함께한 수용자 법우들과 염불로서 자비사 부처님을 일깨우고 동참하신 수용자 법우의 각자 불성(佛性)을 드러내게 하여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을 갖게 하는 목적으로 상대 유한에 세계에서 절대 무한의 세계로 인도하는 피안(彼岸)에 이르게 방법에 몇 가지 제시하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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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이틀 후면 추석명절이라 서남사 신도 분들께서 시주하신 빵과 과일을 준비하여 드리고 중국선종의 초조이며 가섭 이후로 28대에 이르는 달마대사가 혜가스님에게 이른 안심법문을 게송으로 회식제연(外息諸緣) 내심무천(內心無喘) 심여장벽(心如障壁) 가이입도(可以入道)라 즉 “밖으로 모든 반연(攀緣)을 끊고, 안으로는 헐떡거리는 마음을 쉬고, 마음을 철석같은 흔들림 없어야  도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을 설하고  참선과 염불 그리고 간경을 설하고 실참(實參)하며 마음의 경계를 무너뜨릴 필요가 있음을 말하였다. 


『원각경』에 무변허공(無邊虛空) 각소현발(覺所顯發)이라 이 말은 “허공계의 온 우주가 모두 내 것이니 마음을 탁 놓고 살라는 의미”로서 경계에 갇혀 살지 말며 현재 있는 상황에 너무 갇혀 있지 말 것이며 또한 천지여아동근(天地如我同根)이며 만물여아동체(萬物如我同體)라 “하늘과 온 대지가 나와 한 뿌리이며 삼라만상의 모든 물체가 나와 한 몸임을 자각하면서 그렇게 되고자 한다면 지난날의 습기를 제거하고 악업(惡業)의 고리를 끊어내자면 참회하고 진참회로서 자신의 탐(貪) · 진(嗔) · 치(痴) 삼독심(三毒心)을 제거하고 염불이나 간경, 좌선과 행선으로서 불자로서의 삶을 일념으로 지속함을 강조하였다.


 현재 지금 여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반문하면서 시비분별심(是非分別心)을 버리고 맑고 청정한 중도(中道) 진여심(眞如心)으로서 마치 『화엄경』 사구게에 심여공화사(心如工畵師)하고 능화제세간(能畫諸世間)하며 오온실종생(五蘊實從生)하면 무법이부조(無法而不造)이라 “마음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아서 능히 세상사의 모든 것을 다 그려내며 오온이 다 마음으로부터 나온 것이어서 그 어떤 것이라도 만들어 내지 않은 것이 없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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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수 년 만에 봉행된 자비사 법당에서 법문 후 한 시간 남짓 관세음보살 칭명정근과 광명진언으로서 삼존불을 일깨우고 포항교도소 도량과 동참하신 법우님들 불성을 함께 일깨우면서 미리 배포한 『천수경』의 「도량게」 게송의 도량청정무하예(道場淸淨無瑕穢)하고 삼보천룡강차지(三寶天龍降此地)하며 아금지송묘진언(我今持誦妙眞言)으로서 원사자비밀가호(願賜慈悲密加護)하소서 “내가 지금 외우는 이 진리의 염불소리가 도량이 깨끗해져서 티끌과 더러움이 없어지며 불법승 삼보와 천룡팔부가 지금 여기 상응하며 내가 지금 일념으로 묘한 진언을 외우면 원컨대 자비로서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가호하여 주오소서” 위와 같이 함께 합송하면서 청정한 각자의 마음과 포항교도소와 자비사 법당 삼존불과 함께 상응가묘지력(相應加妙之力)이 되길 발원하면서 나옹왕사께서 당시 달마대사 점안 게송을 송(誦)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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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가리켜 성품을 밝게 보게 했나니 直指人心眀見性 

노호(달마)는 놓을 줄만 알았고 거둘 줄을 몰랐다 老胡知放不知收

그로부터 눈병이 나서 헛꽃이 피어 從玆眼病空花發

헛꽃이 온 세계에 어지러이 떨어졌다 徧界紛紛翳亂墜

쉬지 않고 어지러이 떨어지는 헛꽃이여 翳亂墜兮自不休

아득하고 막막해라. 길은 멀고 멀구나. 杳杳冥冥路轉遙

    

포항교도소 종교위원 서남사 주지 철학박사현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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