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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본생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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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9.12.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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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불자들에게 알려져 있는 조리(早離)와 속리(速離) 형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들 어린 형제가 계모에 의해 남해의 무인고도에 버려져 굶어 죽어가면서도 일체의 고난 받는 중생을 제도하리라는 원력을 세워 다음 생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되었다는 이 이야기는 관세음보살왕토본연경에 실려 있으며, 관음에 관한 설화적 본생담으로 보아야 합니다.


아득한 옛적 인도 남쪽에 마열파타국(摩涅婆咤國)에 장나(長那)라는 장자와 마나사라(摩那斯羅)라는 부인이 살았는데, 슬하에 자식이 없어 천신에게 기도한 후 아들 둘을 얻었습니다. 장자는 바라문을 불러 관상을 보이고 장래를 점치니 일찍 부모를 여윌 운명이라 하여 조리(早離)와 속리(速離)라는 이름하였으니 일찍이 부모를 여원다는 뜻이다.


그러던 중 형인 조리가 일곱 살 동생인 속리가 다섯 살이 되던 해 병세는 나날이 악화되어 갔다. 어머니는 두 아들을 불러 놓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기를

“조리야! 속리야! 엄마는 아무래도 병이낳을 것 같지 않구나 사람이 한번 태어나서 죽는 것은 누구라도 면할수 없는 것이니 죽는 것은 무서울 것이 없다마는 너희 어린 형제를 남겨놓고 떠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몹시 아프고 쓰리구나. 너희들은 슬퍼하지 말고 내가 죽은 뒤라도 아버지 말 잘 듣고 또 아버지에게 효행을 극진히 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잘 배워서 훌륭한 큰 성현이 되어서 만백성을 지도하는 인물이 되어다오.” 말하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두 아들의 어머니가 병으로 죽게 되자 장자는 어린 두 아들을 위해 후처를 맞이했다. 그러던 어느 해 가뭄으로 큰 흉년이 들어 들판의 곡식을 하나도 수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장자는 집안을 새 부인에게 맡기고 이웃나라에 가서 보물과 식량을 바꿔오기 위해 먼 길을 떠났다. 혼자 남게 된 부인은 재물에 대한 욕심으로 아이들을 없애려고 뱃사공을 매수하여 두 아이들을 멀리 갖다 버리게 하였다.


두 형제는 목이 터져라고 뱃사공을 불렀지만 바람소리와 파도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어린 형제는 몇날을 추위와 굶주림에 서로 부등켜 안고 울고 또 울다가 마침내 기진맥진하여 쓰러진다.

“속리야, 우리는 죽을 시각이 다가왔다. 이 몸은 기한(飢寒)을 이기지 못하여 비록 죽더라도 정신이나 차려보고 죽자. 우리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유언을 지켜야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기서 죽더라도 우리 혼신은 성현이 되고 보살이 되자. 그리하여 고통이 많은 자에게 의지가 되어 주고 그들을 구제하여 주자.”


형 조리는 열손가락을 돌로 쳐 흐르는 피로 누더기가 된 옷에, 부모 잃고 버림받은 어린 영혼의 가슴에 사무친 아픔들을 대비의 발원으로 승화시켜 비원을 써내려갔다. 피로 누더기 천이 빨갛도록 한자 한자 대비원(大悲願)을 적었다.

“우리 형제가 죽으면 부모 없는 설움으로 슬픔에 젖은 사람에게는 대성자모(大聖慈母)와 자부(慈父)가 되고, 외로운 사람에게는 친절한 벗과 형제가 되며, 헐벗은 자에게는 옷이 되고, 굶주리는 자에게는 밥이 되며, 온갖 병고 중생들에게 명의가 되고 약이 되어 고쳐주고,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는 중생에게는 부처님의 몸을 나투어 구제하겠노라'고 썼다.


“열 손가락이 문드러지도록 중생을 구원하고 고통을 덜어주고 즐거움을 주겠다는 손고여락(損苦與樂)이 되겠노라”, “열 발가락이 짓이겨 지도록 시방세계를 쫓아다니며 고독한 영혼의 고통을 없애 주고, 외로움을 달래 기쁨을 주는 발고여락(拔苦與樂)이 되겠노라”다짐하고 발원했다.


조리와 속리는 이와 같이 서른두 가지의 원을 세우고 이것을 혈서로 상의에 써서 나뭇가지에 걸어 놓은 다음 두 형제는 서로 얼싸안고 대비원을 성취하며 목숨을 거두고 말았다.


장나 장자는 단나라산(檀那羅山)에 가서 진두감과(鎭頭甘果)를 많이 무역하여 낙타와 말과 코끼리 등에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먼저 뛰어나와야 할 두 아들이 보이지 않았다. 후처에게 물으니 “두 아들이 집을 나갔다”라고 말하였다. 


장자가 백방으로 두 아들의 행방을 찾아 다닌 끝에 바다를 건너 무인도에 왔을땐 두 무더기의 하얀 유골뿐이었다. 자식의 유골을 품에 안고 정신을 차린 아버지는 비장한 심경으로 조약돌 사이에 널려있는 바래져서 약간 희미하기는 했으나 어린 자식들의 누더기 천조각에 쓰여진 피의 유서인 '대비발원문'이 눈에 들어왔다.


장자는 정신을 돌려서 읽어가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문득 도심(道心)을 발하고 아들의 간절한 서원을 다 읽은 다음하늘을 우러러보며 “원컨대. 나도 모든 악한 중생을 제도하고 조속히 불도를 이루오리다.” 라고 발원하고 오백 가지의 대원을 세웠다.


장자는 조리가 혈서로 써놓은 서른두 가지의 슬기로운 비원(悲願)을 읽으면서 아들의 슬픔과 괴로움이 곧 자기의 슬픔과 괴로움이요, 나아가서는 일체 모든 중생의 괴로움이요, 슬픔인 것을 깨달은 것이다 조리는 자기의 슬픔과 괴로움이 모든 중생들에게도 얽혀 있음을 관찰하고 이 일체 중생의 고뇌를 해발 시켜 주기 위하여 대비원력(大悲顯力)을 세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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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이셨고, 조리와 속리는 관음보살觀音菩薩과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시다. 두 보살은 자신들이 고초 받은 것처럼 아픔을 느끼는, 영겁토록 외롭고 서러운 중생들의 깊고도 깊은 한을 풀고 계시는 분들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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